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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만난 교황…"포근함·고뇌 느껴졌다"

<앵커>

유럽을 담당하는 저희 서경채 특파원이 교황이 서울까지 오는 비행기에 동승했습니다. 기내에서 교황과 대화하고 포옹까지 했다고 자랑했습니다. 포근하면서도 고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기자>

오랜 기다림 끝에 로마공항 탑승구가 열리자 교황과 함께 타고 갈 알 이탈리아 항공 A330여객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반 여객기와 똑같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30분 전 교황은 아직 탑승하지 않았는데요.

비행기 주변으로 삼엄한 경비가 펼쳐져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좌석 크기나 배치가 여객기 그대로라 솔직히 조금 실망했습니다.

딱 하나 다른 게 눈에 띄었는데요.

좌석마다 교황을 상징하는 문장이 붙어있습니다.

추기경 시절부터 사용하던 것인데 자비로이 부르시니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륙한 지 40분, 드디어 교황이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수줍은 듯 밝은 미소, 온화함이 순식간에 기내에 넘쳤고 기자들은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반가움과 활기도 잠시, 교황은 가자지구에서 취재하던 기자가 숨졌다며 슬픔을 함께 나누자고 침묵 기도를 제안했습니다.

30초 정도 기도를 마친 교황은 기자들에게도 평화에 대한 열망을 주문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여러분의 글과 말이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데 도움을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항상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합니다.]

교황은 이어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른바 알현의 순간, 긴장감이 절로 찾아오더군요.

제 차례에 교황에게 다가가 한국 방문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드렸는데 교황은 고맙다며 한마디 한마디 진지하게 들어줬습니다.

[(한국을 방문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가족 선물용으로 산 묵주에 대해 축복을 기원해 주고 마지막에는 초면인데도 포옹까지 나눴습니다.

교황과 심장을 맞댄 순간 긴장은 저 멀리 사라지고 포근함만이 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교황은 30분 동안 인사를 나눈 뒤 좌석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습니다.

[배시에르 AFP통신 교황청 담당기자 : 교황이 기자들의 말을 들어주고 대답해주고 때로는 농담도 하지만, 전쟁에 반대하는 기도를 할 때는 비극적인 표정을 짓습니다.]

교황은 소탈한 성품 그대로 기내식도 기자들과 똑같은 음식을 먹었습니다.

교황은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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