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이, 시신 두 구 옆에서 발견

<앵커>

경기도 포천의 한 가정집에서 8살 아이가 시신 두 구 옆에서 발견됐습니다. 2주일 넘게 시신과 함께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또 다시 복지 사각지대의 헛점이 드러났습니다.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그제(29일) 저녁 9시 반쯤 경기도 포천의 한 주택에서 집 안에 갇힌 아이가 울고 있다는 주민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신고자 : 애가 울었지요. 문 열어 달라고. 문 열고 엄마 불러달라고, 이제. 그래서 신고를 한 거지.]

경찰과 소방대원이 베란다를 통해 들어가 보니, 악취가 진동하는 집 안엔 무릎 높이까지 쓰레기가 쌓여 있었습니다.

[출동 소방대원 : 침대 놓인 공간 말고는 거의 다 쓰레기로 차 있었거든요.]

60제곱미터짜리 가정집에 8살 남자아이가 혼자 있었고, 작은 방에서 나온 고무통엔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남성 시신 두 구가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아이가 적어도 2주 이상 시신과 함께 방치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 나이지만 어머니가 입학을 두 차례나 연기했습니다. 아동보호기관이 지난 5월부터 이 가정을 주시했지만, 적절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주민센터 직원 : 계속 연락해도, (방문해도) 만날 수가 없었고. (아동보호기관에서) 이상하다 싶으니까 학대 의심아동 관련해서 취학 유예 여부 회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어요.]

구조 직후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져 심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발견된 시신을 아버지와 형으로 보고, 사라진 어머니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해 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