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고려의 국보급 유물이 80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 유물이 일본에 있는것을 보고 한 민간단체가 어렵게 어렵게 사들였고, 이걸 나라에 기증한 겁니다.
윤창현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15일) 공개된 고려 나전칠기 경함입니다.
부드럽게 다듬은 뚜껑 모서리, 선명한 모란 덩굴과 삼나무 잎 문양 등 고려 나전칠기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동물뼈와 옻을 섞어 칠하고, 2만 5천 조각이 넘는 자개를 다양한 기법으로 장식한 고려 공예 예술의 걸작입니다.
일본 교토의 고미술상이 소장하고 있던 것을 민간단체인 국립박물관회가 나서 8개월 넘게 설득해 사들인 뒤 국가에 기증했습니다.
[신성수/국립박물관회 컬렉션위원장 : 아주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한국으로 가져와야겠다는 결심을 굳게 했습니다.]
외국에만 8점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을 뿐, 국내에서는 그동안 한 점도 발견되지 않았던 국보급 유물입니다.
고려 귀족들이 불교 경전 보관에 썼던 것으로 청자, 불화와 함께 빼어난 예술성과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용희/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 국보로 충분히 지정될 만한 그런 값어치가 있는 거고요. 앞으로도 이런 유형, 같은 유형의 나전경함이 새롭게 발견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고려 나전 경함은 몽골 침략과 대장경이 편찬된 13세기 경에 만들어져 상당량이 국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800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나전경함은 유물등록과 보존처리 절차가 마무리되는 오는 11월 쯤 일반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