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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업체로 '국보 수리' 14억 챙긴 교수

<앵커>

한 대학 교수가 자격 요건도 갖추지 않은 업체를 차려 놓고 국보와 보물 같은 문화재 수리 사업을 하다 적발됐습니다. 20년간 문화재 수백 점을 건드렸고 최근 5년간 이런 식으로 번 돈은 14억 원에 가깝습니다.

한승구 기자입니다.

<기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국보 303호 승정원 일기입니다.

서울대 규장각은 3년 전 승정원 일기 17책에 대한 수리 보존 사업을 발주했습니다.

한 대학교수가 2억 6천400만 원에 낙찰받았습니다.

문화재청 전문위원인데, 운영한 문화재 수리업체는 자격 요건을 못 갖춘 무등록 업체였습니다.

[박병권/서울 광진경찰서 지능팀장 : 기술자 등을 고용하고, 자본금이라든가 관련 시설 같은 것을 갖추어서 수리·보존처리업체를 운영해야 하는데 그런 시설을 갖추지 않고 (운영했습니다.)]

주택가 작업장에서 대학생들을 동원해 문화재를 수리해 왔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인근 주민 : 학생들이에요, 학생들. 뭐 수리한다는 얘기만 들었어요. 가끔 차 왔다갔다하던데 뭐 보관하는 차들.]

문화재.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태조 어진을 비롯해 20년 동안 239점의 문화재를 수리하는 등 공소시효가 남은 최근 5년 동안에만 24점을 수리해 13억 8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기능이 있는 사람들이 소수이다 보니까 그 사람들이 수리·복원하고 검증하고 되풀이가 되는 거죠. 수리한 작품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검증을 하는 이런 시스템이 필요한 거죠.]

경찰은 또 문화재 보존 담당 공무원 신분으로 직접 무등록 업체를 운영하며 수리 공사를 해 온 국립현대미술관 직원과 이들에게 불법 하도급을 준 17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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