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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차 발판에 둥지 튼 딱새…대담한 육아?

<앵커>

보통 새는 높은 나무 위나 바위틈처럼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둥지를 틀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딱새라는 텃새는 오히려 사람이 많이 찾는 곳에, 떡하니 집을 짓고 새끼를 키웁니다. 이번에 둥지를 튼 곳은 청소차의 발판이었습니다.

조기호 기자

<기자>

봉우리는 물론 계곡까지 모두 초록으로 갈아입은 국립공원 치악산 일대입니다.

그 산자락 주차장 한쪽에 청소차 한 대가 운행을 중단한 채 서 있습니다.

이유는 바로 조수석 쪽 발판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은 딱새 때문입니다.

겁도 없이 청소차를 점령한 딱새 부부는 자식 사랑만큼은 지극정성입니다.

수컷은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오고, 암컷은 그걸 받아 갓 부화한 일곱 마리 새끼에게 골고루 나눠줍니다.

아직 눈도 못 뜬 새끼가 먹는 순서를 놓칠까 봐 일일이 먹이를 입안에 넣어주고, 천적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새끼들의 배설물을 받아내 둥지 멀리 버리는 습성은 여느 다른 새들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딱새는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강동익/국립공원관리공단 과장 : 딱새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텃새인데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우체통이나 경운기 같은 곳에 곧잘 새끼를 낳아 기르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사람들이 수시로 사용하는 전기 콘센트 상자 안이나, 심지어 우체통 안에서 새끼를 키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딱새 새끼가 제 힘으로 날 때까지 청소차 운행을 중단하고 둥지를 보호하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화면제공 : 국립공원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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