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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에 불 나면 생존시간은? '대참사' 불보듯

<앵커>

주말 밤마다 많은 젊은이들이 모이는 클럽이 비상 상황에 취약하다고 보도해드렸습니다. 실제 유명 클럽에서 화재가 났다고 가정하고 실험해봤더니, 절반 이상이 빠져나오기 힘들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안전이 미래다, 김도균 기자입니다.

<기자>

주말에 3천 명이 몰린다는 한 대형 클럽의 도면을 토대로 화재 모의 실험을 해봤습니다.

[최준호/부경대학교 소방공학과 교수 : 여기 있던 사람들이 나갈 수 있는 길은 하나 둘 세 군데가 있었습니다. 여기 있는 계단들은 내부 계단이고요.]

불이 나자마자 3천 명이 출입구 3곳으로 빠져나가는 데 걸린 시간은 19분 42초입니다.

반면, 클럽 안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531초, 9분이 채 안 됩니다.

9분도 되지 않는 이 생존 시간 동안 대피한 사람은 1,172명, 절반 이상이 화를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제 보도했던 클럽처럼 비상구를 막았을 경우를 가정해 실험해 봤습니다.

출구가 두 곳일 때 25분 24초가, 한 곳일 땐 40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엔 술에 취한 상태 등을 감안해 다시 실험했더니, 이번엔 3천 명이 대피하는데 32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모의실험보다 훨씬 상황이 나쁩니다.

100명 이상이 숨진 2003년 미국 로드아일랜드 나이트클럽 화재 사건 당시 영상입니다.

사람들은 불이 난 것을 봤지만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자 한동안 움직이질 않습니다.

막상 위험을 알고 대피하기 시작하면 흥분상태로 앞다퉈 움직였고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희생됐습니다.

[최준호/부경대학교 소방공학과 교수 : 거의 3분 안에 나가지 못하면 일반적으로 굉장히 위험해집니다. 지하는 더 위험합니다. 연기가 올라오는 방향과 사람들이 이동하는 방향이 똑같으니까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무대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영업 중인 클럽은 전국에 300개가 넘습니다.

피난 유도선이나 음향 차단 장치 같은 소방안전시설을 설치할 의무조차 없어 화재 위험은 더욱 커집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김종갑, VJ : 김형진, 영상 출처 : 유튜브 2003년 미국 로드 아일랜드 클럽 화재 당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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