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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북적거리는 클럽…불나면 속수무책

<앵커>

주말 밤마다 젊은이 수백 명이 모여드는 클럽이란 곳에 가보면 어둡고, 북적거리고, 술 먹고, 시끄럽고, 여기저기서 또 금지된 담배까지 피웁니다. 이럴수록 비상시설 관리가 더욱 엄격해야겠지요.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안전이 미래다, 김도균 기자입니다.

<기자>

금요일 밤 서울 홍대 클럽에 가봤습니다.

어두운 조명 아래 드라이아이스 연기와 담배 연기가 섞이면서 뿌옇습니다.

금연구역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비상구 표시를 따라가 봤습니다.

비상구는 잠겨 있는데 번호 키라서 열 수가 없습니다.

불이 나도 직원이 열어주지 않으면 대피할 수 없는 겁니다.

[직원 :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저희가 문을 잠가놔요. 왜냐면 이쪽으로 사람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서요.]  

근처에 다른 클럽.

[1인당 1만 원씩이고요.]

좁은 통로를 따라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 탓에 옆 사람 말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소음을 측정해보니 110데시벨이 넘습니다.

자동차 경적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반면, 화재경보기 음량은 80데시벨 정도, 불이 나도 경보음이 들릴 리가 없습니다.

휴대전화 불이라도 켜야 겨우 보이는 피난 안내도는 주류 상자가 가리고 있고, 소화기 위치나 사용법도 찾을 수 없습니다.

[직원 : 막 찍어버리면(어떻게 해요) 미리 얘기한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요.]

불을 이용한 이벤트를 벌이는 클럽도 있지만, 일부 손님들은 화재 위험에 무감각합니다.

[클럽 손님 : 거기까지 생각 안 하고 가는 것 같아요. (위험하다고) 인식은 하는데, 그건 잊고 그냥 노는 것 같아요.]  

술을 먹는 사람이 많아 대처능력도 떨어져 불이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브라질 나이트클럽에서 불이 나 232명이 숨졌고, 2009년 러시아 클럽화재 땐 152명이 숨졌습니다.

세월호 참사 뒤 지난 6일 하루 동안 소방당국이 클럽 등 81곳을 특별점검해 27건을 시정했다고 밝혔지만, 안전 불감증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김종갑,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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