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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한 매연 내뿜는 '매연저감장치'

<앵커>

대형 경유 차량의 매연을 줄이려고 환경 당국이 지난 2005년부터 대형 버스나 화물차에 매연저감장치를 의무적으로 달게 했습니다. 예산 수십 억 원까지 지원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장치를 달고는 매연을 더 발생시켜서 환경을 헤치는 사례가 발견됐습니다.

기동취재,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 수거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화원들 대부분은 청소차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를 피하려고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환경미화원 : (뒤에서 보니까 매연이 많이 나오고 하던데 가끔 목이 따갑거나 그러지 않으세요?) 처음엔 좀 매웠죠.]

청소차 배기구에선 시커먼 연기가 쉴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앞이 잘 안 보일 정도인데, 청소 차량에서 이렇게 심한 매연이 나오면 안 됩니다.

환경부와 자치단체가 지난 2005년부터 청소차량을 포함한 중대형 경유 차량에 매연 저감장치를 달아줬기 때문입니다.

매연 저감장치는 차량 매연을 고온의 엔진 열로 태워 매연을 줄이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차량 속력이 시속 60km를 넘어야 매연 찌꺼기가 남지 않지 않고 잘 배출됩니다.

저속일 땐 찌꺼기가 타지 않아 저감장치 안에 쌓여 막히게 됩니다.

문제는 청소차량 작업의 90%는 속력이 시속 20킬로미터 이하에서 이뤄진다는 겁니다.

매연저감장치가 무용지물이 되는 겁니다.

[청소차량 운영자 : 저속으로 운행하다 보니까 자꾸 매연이 누적되면서 나중에는 매연이 더 나오는 상태가 되죠.]

매연저감장치가 장착된 청소차량은 전국에 1천 600대에 이릅니다.

저감장치를 달면서 매연이 더 나오고 또 찌꺼기 때문에 엔진 출력까지 떨어지다 보니 아예 이 장치를 떼놓고 다니는 차량도 부지기숩니다.

[김경배/교통환경문제연구포럼 정책실장 : 환경부는 이를 위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 매연저감장치를 달기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제대로 확인을 안 한 문제가 있어서 오히려 악영향을 주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장치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마구잡이 행정에 아까운 세금만 낭비하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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