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조 매뉴얼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죠. 해경이나 선박회사의 구조 매뉴얼은 실효성 없는 추상적 내용이 많은 데다가, 그마저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에도 대피 매뉴얼은 있었습니다.
긴급 상황에서 선장과 일등 항해사는 지휘를 맡고 2조타수는 구명 뗏목을 던져야 합니다.
[세월호 선원 : (선생님은 왜 매뉴얼을 안 지켰어요?) 지킬 상황이 안 되잖아요. 객실에 어떻게 갑니까? 이 양반들 희한한 양반들이네. 방송 그대로 내보내 주세요.]
해경도 마찬가지입니다.
해경 구조 매뉴얼엔 선박이 전복하면 뱃머리나 배꼬리에 먼저 접근하고 선원들 위치를 파악해 함께 구조에 나서게 돼 있지만, 이번에 해경은 승객이 거의 없는 배 가운데로 먼저 접근했고, 선원부터 구조했습니다.
[해경 구조대원 : (승무원인지 승객인지 물어보는 건 없나요? 매뉴얼에?) 나오면 우선 바다에 빠졌기 때문에 건져 올려야 하지 않습니까? 건져 올려서 왔고, 볼 겨를 없었습니다.]
매뉴얼 내용도 문제가 많습니다.
정부 재난 매뉴얼은 각 부처와 지자체 것까지 포함할 경우 3천 개가 넘어 너무 많습니다.
제대로 숙지하기 힘든 데다 훈련 역시 부실합니다.
해경의 경우, 인공호흡과 응급처치 등 쉽게 할 수 있는 것 위주로 진행돼 이번 사고 때 구조에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내용도 추상적이어서 해경의 매뉴얼에는 신속이란 단어가 48차례, 필요한 조치, 상황이란 말이 25차례나 나옵니다.
[조원철/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 비상 상황일수록 (매뉴얼은) 간단하고 명료하게 돼야 이게 집행이 되지, 복잡하고 책이 두꺼우면 아무것도 실행이 안 됩니다.]
너무 많은 매뉴얼 수를 줄이고, 세부 내용을 좀 더 구체화해야 합니다.
동시에 중요한 내용은 훈련을 통해 반복 학습하도록 해야 합니다.
(영상편집 : 김경연,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