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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가 만난 유족 "우리가 바라는 건…"

<앵커>

어제(14일) 제가 안산 정부 합동 분향소에 가서 유족 한 분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번 참사로 딸을 잃은 유경근씨. 세월호 사고 가족 대책위원회의 대변인을 맡고 있습니다. 직접 보시죠.  

먼저 유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위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제일 먼저 궁금한 게 유가족 여러분들 굉장히 힘드실텐데 어떻게 지내시는지, 또 걱정스럽기도 하고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우선 말씀 해 주시죠.  

지금 유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유경근/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 대변인(고 유예은 양 부친) : 저희들은 그냥 지낸다기보다는 그저 모여서 함께 위로하면서 말 그대로 시간 개념 없이 오늘이 월요일인지 주말인지 공휴일인지 그런 거 모르고 지금이 몇 시인지 밥 먹을 땐지 씻을 때인지 모르고 그렇게 지내고 있고요. 만일 처음에 구조활동 제대로 해서 스스로의 탈출이 아니라 구조활동의 결과로 생존자가 단 한 명이라도 나왔으면 그것이라도 저희는 위안을 삼았을 겁니다. 그러나 아무리 되짚어봐도 저희가 위안을 삼을 만한 거리가 전혀 없으니까 너무나 답답한 거고요. 그런 답답한 마음이 쌓이고 쌓여서 정말 이제는 잘 아시는 대로 여러 가지 병으로 나타나고 있고요. 그런 부분들이 저희를 너무 힘들게 하는 부분들이죠.]

유가족 생업에도 지장 많을텐데?

[유경근/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 대변인(고 유예은 양 부친) : 일용직이라든가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분들은 지금 당장 너무나 큰 타격을 받고 계시고 그러다 보니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 출근하고 일 다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나가시는 부모님 심정이 어떠시겠습니까. 그런데 남아 있는 자녀들 가족들 때문에 포기할 순 없고요. 그러다보니 본인의 몸 건강상태나 정신상태, 심리상태를 돌아볼 겨를도 없고요.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이런 것들로 인해서 더 큰 부작용들 문제점들이 드러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이 느끼는 수색구조작업 문제점은?

[유경근/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 대변인(고 유예은 양 부친) :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너무나 무능력했습니다. 첫날부터 끝까지 해경 쪽에서 구조 방법에 대해 저희한테 제시한 것도 없었고 제안한 것도 없었고 오히려 거꾸로 부모들에게 제안해달라는 거였고. 그래서 저희가 제안을 했습니다.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 모르지만 어떻게든 긁어모아서 지식을 긁어모아서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제안을 듣고 그러고 끝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얘기는 그냥 울부짖는 거밖에 없었죠.]

정부 당국·언론에 대한 불신 컸는데?

[유경근/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 대변인(고 유예은 양 부친) : 첫날 제가 진도에 내려갔을 때 저희 아이가 살아 있는 줄 알고 기다리다가 안 오길래 진도의 팽목항으로 달려갔습니다. 달려가니 해경 관계자분이 나와 있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들이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우리 아이들이 언제 나옵니까, 지금 오고 있습니까, 왜냐면 그때는 다 구조가 된 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알고 보니 다 오보였더라고요. 거기서 첫 번째 언론에 대한 불신이 시작됐고. '최선을 다해 구조작업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다렸죠. 그렇게 한 네 시간, 다섯 시간 기다리다가 안 되겠어서, 저희가 요청해서 배를 대고 부모들이 타고 현장을 나갔습니다. 밤 당일 10시 반에서 11시 사이에 도착을 했는데 가니까 설명과는 달리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돌아와서 항의를 했는데, '왜 안하고 있는데 한다고 그럽니까' 그랬더니 여전히 하고 있다고 주장을 합니다, 여전히. "잘못 본 겁니다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가서 봤을 때는 진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거든요.]

앞으로 정부나 사회에 바라는 점?

[유경근/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 대변인(고 유예은 양 부친) : 첫 번째는 아직까지도 진도 앞바다에 갇혀있는 분들을 빨리 구조하고 수습하는 게 정말 바라는 일이고 가장 먼저 바라는 일입니다. 그 일이 빨리 마무리되지 않으면 거기에 계신 가족분들 말 그대로 다 죽습니다. 다음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입니다. 이 부분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만 이후에 또다른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 거고, 정말 우리가 바라는, 우리가 목표하고 있는 안전한 나라, 단 한 명의 생명도 끝까지 책임지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구조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유경근/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 대변인(고 유예은 양 부친) : 먼저 간 우리 아이들을 생각할 때도 당연히 눈물이 나지만 그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살아나와준 우리 75명의 우리 아이들. 남의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살아나왔다는 것 때문에 미안해하거나 혹시라도 죄책감을 갖거나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그 가운데서 살아나와준 게. 부모님들도 이 살아나온 우리 아이들 잘 키워주시고 보살펴주시고, 저희도 마찬가지로 같은 부모의 심정으로 돌보겠습니다. 아무쪼록 잘 자라서 건강하게 자라서 먼저 간 친구들의 몫까지 대신해서 이 사회를 크게 비추는 훌륭한 인물로 자라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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