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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버려진 아기들" 아픈 베이비박스

<앵커>

한국인 입양아 출신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이 세계 애니메이션 영화제들을 휩쓸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 감독이 버려진 아기들을 돌보는 베이비 박스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의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최호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971년 다섯 살 한국 아이가 낯선 유럽 나라, 벨기에로 입양됩니다.

벨기에 양부모는 이미 아이가 4명이나 있었습니다.

[너희 집에 아이가 넷이나 있다니…(다섯이예요!) 이런 미안, 작은 동양 아이는 늘 깜박하는구나!]

부모 형제들은 잘 대해줬지만, 아이는 늘 정체성을 고민했습니다.

[넌 나를 친오빠라고 생각하니?]

입양서류에 적힌 그의 피부색은 '꿀색'이었습니다.

아이는 성장해 만화가가 됐고, 자신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안시를 포함해 20여 개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받았습니다.

국내 개봉에 맞춰 고국을 방문한 융 감독은 자신처럼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베이비박스를 찾았습니다.

[융/벨기에 입양아 출신 감독 : 한국이 많은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버리는 걸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을 제 뿌리로 받아들이는 데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1971년 2천 725명이던 해외 입양아 수가 지난해 236명으로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보다 많은 아기들이 베이비 박스에 버려졌습니다.

[한국 미혼모들이 굉장히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사회의 의식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유럽처럼 여성이 혼자 자녀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아기가 버려지는 비극을 막을 수 있다고 융 감독은 힘주어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하 륭,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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