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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만 데려와 미안해" 유족들 다시 진도로

<앵커>

이번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다시 진도로 향했습니다. 아직도 가족을 찾지 못해 얼마나 힘들겠냐면서
실종자 가족들 곁으로 가겠다는 겁니다. 피멍든 가슴으로 누군가를 안아주겠다면서 쉽지 않은 결정을 하셨습니다.

조을선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안산의 정부합동분향소에 진도행 버스 넉 대가 들어섰습니다.

바다에서 잃은 아이들을 하늘로 먼저 보낸 유가족들은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진도 가는 버스에 다시 몸을 실었습니다.

아직 망망대해에서 시신조차 거두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안재용/희생자 유족 : 숨져 있는 그 얼굴이라도 보기 위해서, 몸이라도 만지기 위해서, 그래서 참아가면서 기다렸습니다. 이 아픔을 우리가 나눠 가져야 하는 겁니다.]

흰 셔츠에 아이들을 돌려달라는 소망을 새겨보기도 하고 애써 창밖을 내다보며 그리움을 떨쳐내 보려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떠나보낸 자녀 사진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흘리다가도 실종자 가족을 떠올리면 또다시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희생자 유족 : 솔직히 미안했어요. 안 겪어본 사람은 몰라요. (같이 기다리다) 우리 애만 데리고 왔을 때 미안하죠.]

잃어버린 가족을 가슴에 묻으며 400킬로미터, 6시간을 달려 도착한 진도.

할 수 있는 건 그저 함께 부둥켜안고 눈물 흘리는 것뿐입니다.

혹시 내 목소리가 하늘에 닿지 않을까, 함께 하염없이 허공에 이름만 불러봅니다.

아이들을 돌려달라는 피켓을 들고 소리치며 가슴 속 깊이 쌓인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세상에 외쳤습니다.

차가운 주검으로나마 생때같은 아이들을 먼저 찾은 유족들과, 그나마 목놓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 이들은 오늘(1일) 하나였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김세경,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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