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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민주화 20년…갈 길 먼 진정한 통합

<앵커>

20년 전 오늘(27일)은 악명높은 흑백 차별에 시달리던 남아공 흑인들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역사적인 날입니다. 눈에 보이는 차별은 철폐됐지만, 진정한 공존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카이로에서 윤창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20년 전 오늘, 남아공의 뿌리 깊은 흑백차별 철폐를 주도했던 넬슨 만델라가 역사적인 한 표를 행사합니다.

흑인들에게 처음 투표권이 주어진 이 날 선거로 만델라는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됩니다.

차별과 천대 속에 자유를 갈망했던 남아공 사람들은 이 날을 '자유의 날'로 부르며 기념해 왔습니다.

20년 전의 승리로 악명높은 흑백 분리 정책은 완전히 철폐됐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불평등은 여전합니다.

민주화 이후 경제규모는 3배 가까이 커졌지만, 여전히 기업 임원의 3/2는 백인이고, 월 평균 수입도 백인이 흑인의 4배에 달합니다.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흑인 대다수는 여전히 하루 2달러도 안되는 돈으로 연명하는 극빈층입니다.

[사예드/아프리카 민족회의 청년대표 : 흑인들은 깨끗한 물이나 위생·주거환경, 음식 같은 모든 게 부족한 상태입니다.]

극심한 빈부격차는 잇단 파업과 시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화 투쟁의 구심이던 아프리카 민족회의는 20년 장기집권 속에 부패와 무능으로 지탄받으며 지지를 잃고 있습니다.

[투투 주교/1984년 노벨평화상 수상 : 무척 괴롭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는 더 이상 아프리카 민족회의에 투표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 달 7일에는 남아공의 모든 종족이 참여하는 총선이 실시됩니다.

제도적 차별 철폐를 넘어서 진정한 통합과 민주화의 진전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됩니다.

(영상편집 :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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