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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학생들 예상보다 잘 치유…잘 보듬어야"

<앵커>

다시 등교를 시작한 단원고 학생들의 마음도 헤아려야 합니다. 어른들과 사회에 하고 싶은 말도 많을 텐데, 심리치유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의를 통해 그 마음을 들어봤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목요일부터 단원고등학교에선 수업과 심리치료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운선/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센터장 (소아정신과 전문의) : 3학년들이 이틀 동안 굉장히 좋아졌어요. 첫째 날과 둘째 날 굉장히 달랐는데, 둘째 날은 애들 같았어요. 웃기도 하고 농담도 하고, 그게 정상이거든요.]

일상의 소중함도 깨닫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 오는 거 100% 다 좋대요. 애들이 이런 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렇게 싫던 자율학습이 그리웠어요.]

하지만 어른들과 사회에 대한 반감은 아직 치유되지 않았습니다.

[배에 있던 아버지 같은 역할을 했던 선장이 아버지 역할을 못 한 것에 대해서 나이 많은 분들에 대한 반감이 있는 건 아닐까.]

사고로 숨진 선생님들에 대한 미안함도 털어내야 할 상처였습니다.

[정운선/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소아정신과 전문의) : 선생님 말씀 좀 잘 들을 걸, 선생님께서 인사했을 때 내가 먼저 크게 인사할 걸, 그게 하나하나가 다 죄책감으로 느낍니다, 그것이 네 잘못이 아니라고 분명히 이야기해줘야 합니다.]

의료팀은 학생들 스스로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치유과정도 순조로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학생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 있는 어른들이 피해자와 그 가족, 일반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와 선생님들의 희생을 우리 사회가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의료진은 전했습니다.

[애들이 잊혀질까봐 걱정하거든요. 저렇게 쓸모없이 잊힐까 봐. 그러니까 기억되지 못할까 봐. 아이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또 월드컵이 열리고, 올림픽이 열리고 사람들은 그런 일에 몰두하고 우리는 잊힐 거에요. 그런데 우리는 친구들 기억할 거에요,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잊히지 않는다는 그런 증거를 좀 어른들이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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