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화물 적재 한도 3배 넘긴 채 운항

<앵커>

세월호는 취항 전  화물과 탑승객 중량을 줄이고 평형수는 늘리는 조건으로 증축을 승인받았습니다. 그런데 세월호는  이런 조건을 무시한 채 과적운항을 계속했고, 실질적인 단속도 없었습니다.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는 증축 이후 무게중심이 51cm 올라가면서 복원력이 약해졌습니다. 그래서 한국선급은 화물과 여객, 평형수 등을 합친 이른바 재화중량을 기존의 3천981톤에서 3천794톤으로 줄이는 조건으로 안전검사에서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청해진해운에만 통보되고, 정작 과적을 단속하는 해운조합에는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또, 인천해경이 승인해 준 세월호의 운항관리규정엔 재화중량이 3천963톤으로 돼 있습니다. 안전점검 업체인 한국선급이 조정했던 중량보다 169톤이나 많게 적혀 있는 겁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안전에 필수인 화물적재 기준이 단속업체엔 전달되지도 않았고, 해경은 부풀려서 승인해 준 겁니다. 

과적 단속도 겉핥기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배의 옆면에는 여객과 화물을 실었을 때 선체가 물에 잠기는 최대한도를 표시한 '만재흘수선'이 있는데, 이 선이 물에 잠기지만 않으면 과적이 아니라고 통과시켰을 가능성이 큽니다.

무단으로 평형수를 빼내고 화물을 더 실었을 경우, 이를 적발하지 못하는 겁니다.

[인천항 운항관리 담당자 : 만재흘수선이라고 있는데 그걸 초과해서 실었느냐 안 실었느냐 그것만 보지, 이 배가 화물을 진짜 얼마나 실었는지는 저희가 알 수가 없습니다.]

실제 지난해 3월 인천-제주 노선에 처음 투입된 세월호는 첫 달에 평균 3천200여 톤의 화물을 싣고 다녔습니다. 평형수 등을 뺀 화물과 여객 적재 한도 1천70톤의 3배가 넘는 과적입니다.

[김길수/한국해양대 교수 : 화물이 3배 과적된 상태에서밸러스트 워터 조차 없었다 하면은 이건 복원성에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옵니다.]

운항 초기부터 계속된 안전 기준을 무시한 과적과 구멍 난 단속 체계를 보면 세월호 침몰은 예견된 인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