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일랜드와 영국은 지독한 앙숙으로 꼽힙니다. 아일랜드가 800년 가까이 영국에게 지배를 받아왔고 독립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됐기 때문입니다. 두 나라 지도자가 화해의 만찬을 함께 했습니다.
파리에서 서경채 특파원입니다.
<기자>
영국 런던 교외에 있는 윈저성에서 성대한 연회가 펼쳐졌습니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아일랜드 히긴스 대통령을 환영하는 자리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영국 여왕 :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겠지만 더이상 과거가 미래를 망치게 놔두지 않을 겁니다. 이것이 우리가 후세에게 줄 최고의 선물입니다.]
아일랜드는 12세기 말부터 영국의 지배를 받아 왔습니다.
20세기 초 독립전쟁과 북아일랜드 분쟁을 거치면서 수천 명이 희생됐습니다.
1979년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촌이 북아일랜드 독립 무장 조직에 의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년 전 엘리자베스 여왕이 아일랜드를 찾아 과거 역사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앙금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아일랜드 최고 지도자가 1921년 독립 이후 처음으로 영국을 찾아 손을 맞잡았습니다.
[히긴스/아일랜드 대통령 :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멉니다. 그 길은 영속적이고 창조적인 화해의 길입니다.]
영국은 아일랜드의 최대 수출국입니다.
그리고 영국에는 아일랜드인이 설립한 기업이 5만 6천 개나 됩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경제 협력과 지도자들의 진솔한 과거사 반성이 양국 화해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영상편집 : 염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