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카드로 억대 기내 쇼핑…승인 허점 노려

<앵커>

신용불량자들이 정지된 카드로 국제선 항공기 안에서 면세품을 잔뜩 사왔습니다. 비행 중엔 카드 승인이 바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노렸습니다.

노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중구의 한 수입상가입니다.

유명 외제 화장품을 싸게 판다는 매장을 경찰이 단속합니다.

[홍 모 씨/피의자 : 정상적으로 가지고 온다고 생각하고 계속 산 거지 저는 그 사람이 불법적으로 유통해서 가져오는 걸 정말 몰랐어요.]

매장에 있던 화장품은 국제선에서 파는 기내 면세품이었습니다.

37살 조 모 씨가 인터넷에서 사용이 정지된 신용카드를 가진 신용불량자들을 모집해 왕복 항공권을 사준 뒤 미리 구입할 품목을 정해준 겁니다.

결제는 신용불량자 본인의 정지된 신용카드로 이뤄졌습니다.

기내에선 카드 승인이 실시간으로 확인되지 않은 점을 노린 겁니다.

조 씨 일당은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1월부터 1년 동안 1억 8천만 원 상당의 면세품을 사들였습니다.

결국, 카드사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았습니다.

[피해 카드사 직원 : 실시간으로는 (확인이) 어려워서 하루 단위로 블랙리스트를 항공사에 보내주고 있습니다.]

경찰은 조 씨를 구속하고 정지된 카드로 면세품을 산 신용불량자 10명을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