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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함께 기린 '일본 간송' 故정조문의 꿈

<앵커>

일본 교토 고려미술관에서 남과 북의 예술가들이 만났습니다. 조국 통일을 간절히 바라며 일본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재를 지킨 고 정조문 고려미술관 설립자를 기리는 행사였습니다.

최선호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기자>

해외 유일의 한국 문화재 전용 전시관인 교토 고려미술관입니다.

남에서 온 연주자 신날새의 해금 소리가 끊어질 듯 이어지자, 금강산 가극단 출신 이동신의 북한 단소가 화답합니다.

이념과 경계를 초월한 설립자 고 정조문 씨를 기리는 남북 예술인 합동 공연입니다.

[故 정조문 씨/1988년 NHK 인터뷰 : 남도 북도 내 조국이고 고향입니다. 어디로 돌아갑니까? 내가 눈 감을 곳은 여기 고려미술관이라고 (스스로 정했습니다.)]

부모 손에 이끌려 6살에 일본에 간 정조문은, 온갖 차별과 냉대 속에서 파친코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습니다.

자신을 멸시하는 일본 사람이 한국 문화재는 동경하는 모습을 보고, 그는 미술관 설립을 결심합니다.

지난 1955년 당시로는 집 두 채 값인 50만 엔을 들여서 이 조선백자를 구입합니다.

이 조선백자를 시작으로,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해 모두 1,700점의 우리 문화재를 수집해, 타계 직전인 1988년 고려미술관을 설립했습니다.

'일본의 간송 전형필'로 불린 그는 남도 북도 아닌 통일 조국에만 모든 미술품을 기증하라 유언합니다.

[정희두/故 정조문 씨 아들 : 20년 이후에는 반드시 통일이 된다고 (보셨습니다.) 아직까지 통일이 안 된 그 사실, 아버지가 하늘에서 보고 계시면 얼마나 슬퍼하실지.]

미술관은 한국과 일본 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않아 연간 2억 원에 이르는 운영비를 감당하기에 빠듯한 형편입니다.

현재 제작 중인 그를 기리는 다큐 영화 등 뜻있는 이들의 뜨거운 관심들이 정조문의 꿈을 이뤄줄 밑거름이 되길 기대합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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