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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 올해 첫 국가기념일 됐지만…

<앵커>

오늘(3일)은 제주 4.3 사건 66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추정 사망자만 3만 명. 한국전쟁 다음으로 많은 이들이 희생된 비극이었습니다. 올해 처음 국가 기념일로 지정돼서 함께 기억할 역사가 됐는데, 현실은 좀 다릅니다.

뉴스인 뉴스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6년에 걸친 동족상잔의 비극은 제주 전역에 유적지 수백 곳을 남겼습니다.

4.3 당시 토벌대가 불태운 종남마을은 표지석만 있을 뿐, 안내자 없이는 입구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4.3 당시) 집이 한 채 있었던 곳인데요. 안 되겠다. 나무가 너무 우거져서 안 보여요.]

지난 2005년 정부가 우선 정비하기로 한 유적 19곳 가운데 11곳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6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정부 지원은 2010년부터 끊겼습니다.

이렇다 보니 교육 목적으로 제주를 찾는 사람은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3박 4일 동안 제주도 수학여행을 보낸 학생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요?) 4월 3일이죠? 식목일? 집에 가는 날이요. (4.3 내용이 뭔지 알아요?) 잘 몰라요.]

관광객에게도 4.3은 낯선 얘기입니다.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이 한 번쯤 들른다는 올레길입니다.

제 옆으론 4.3 당시 불타 없어진 곤을동 마을 터가 보이는데요.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보니 유적지인 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기헌/제주 관광객 : 유적이 될 만한 것 표현해 놓으면 꼭 읽고 가죠. 근데 여기 올 때는 그런 생각을 전혀 못 하고 왔는데.]

[김원순/4.3 역사문화 해설가 : 안내판만 세워주고 접근하게끔만 만들어주면 이보다 더 좋은 교과서가 어디 있겠습니까.]

올해는 66년 만에 처음으로 국무총리와 여야 대표들이 참석한 정부 주관 추념식이 치러졌습니다.

유족들은 일 년에 한 번 행사만 치르는 기념일이 아니라 제주의 아픔을 넘어서 모든 국민의 역사로 남을 4.3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현길만 JIBS,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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