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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 '물류 혁명의 기지' 된다더니…

<앵커>

서울 강서구와 인천 서구를 잇는 경인운하 아라뱃길입니다. 2조 7천억 원이 들어간 대형 국책사업을 건설사들이 담합해서 공사비 나눠 먹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위가 대우와 SK를 비롯한 건설사 11곳에 과징금 991억 원을 부과했고 건설사 9곳과 임원 5명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공사 때는 건설사들이 돈 잔치를 벌였고, 완공된 지금은 물류 효용성이 떨어져서 세금 먹는 하마가 돼 있습니다.

한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아라뱃길이 시작되는 인천 경인항입니다.

오가는 화물선 한 척 없고 항만시설이 텅 비어 있습니다.

경인항과 중국을 잇는 콘테이선 운항업체 두 곳 중 국내업체 한 곳이 올해 초 철수하면서 더욱 을씨년스럽게 변했습니다.

[박원철/아라뱃길 사업처장 : 물동량 같은 경우는 계획대비 7~8%, 여객 같은 경우는 35%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해 거둬들인 항만 운영 수입은 고작 61억 원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갑문과 수로를 관리하는 데에 135억 원이 들어가 74억 원의 적자가 났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라뱃길을 운영하는 수자원공사는 당초 물동량이 매년 16%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박창근/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옆에 나 있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훨씬 더 빨리 목적지로 이송할 수 있는데 굳이 운하를 사용해서 물건을 나르려는 화주는 없을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수익성은 고사하고 아라뱃길을 만드는 데 들어간 원금 회수마저 난망한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총 사업비 2조 7천억 원 가운데, 거둬들인 자금은 9천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마저 대부분 물류단지 대여금이나 정부 보조금입니다.

여객선을 운항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보자는 계획도 벽에 부닥쳐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아라뱃길을 따라 서해 도서를 연결하는 여객선입니다.

최대 1천 명까지 탈 수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운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형 여객선을 서울까지 운항하기 위해서는 한강 마포대교 근처 수심을 더 깊게 해야 하지만 작업은 아직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운영할수록 적자만 커지는 상황에서 이제는 사업 계획의 기본 설계를 다시 해서 운하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오영춘,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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