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측근 "고노담화 검증결과 나오면…" 딴죽

<앵커>

한·미·일 정상회담에 합의한 지 이틀 만에 일본 정부가 또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아베 총리의 최측근이 고노 담화 검증 결과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수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아베 일본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출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첫 회담이 성사됐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아베/일본 총리 : 이번 회담은 박근혜 대통령과 저의 첫 회담입니다.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의 첫걸음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같은 시각, 일본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인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은 후지TV에 출연해 고노담화를 계승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과는 전혀 다른 얘기를 했습니다.

하기우다 의원은 "고노담화 검증 결과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담화를 발표한다는 건 사실 고노담화를 수정하겠다는 것과 차이가 없는 얘기로, 지난 14일 아베 총리 발언과는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아베 총리의 고노담화 계승 발언은 박 대통령이 한·미·일 3자 회담을 수용한 결정적 계기입니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원하던 3자 회담을 얻자마자 태도를 바꿔 고노담화 계승에 딴죽을 건 셈입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개최하기로 한 군 위안부 관련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도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기우다 의원의 발언에 대해 외교부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용인할 수 없다"면서 "일본 정부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