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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말 종이에 쓰고, 녹음하고…눈물의 작별

<앵커>

이산가족들은 헤어지는 순간까지 가슴속에 담았던 말을 종이에 쓰거나 녹음기에 남기면서,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작별상봉을 마친 뒤 버스에 탄 84살 이춘화 할머니의 가족이 미처 못한 말을 종이에 써서 보여줍니다.

[이모 사랑해.]

[건강하세요, 고맙고 감사합니다.]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글귀를 보며 북쪽 가족들은 하염없이 손을 흔듭니다.

언제 다시 볼지 모를 아버지가 탄 버스를 보내며 북쪽 가족은 애써 밝은 표정으로 버스 창을 두드립니다.

하지만, 끝내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리고 맙니다.

버스에 타기 전 아흔이 넘은 아버지는 딸을 품에 안고 다독였습니다.

[박운형/93세(남측 상봉자) : 멀지 않아서 또 만날 수 있어. 아버지 믿고 건강하게 잘 살아.]

북측의 최고령자인 92살 주금녀 할머니는 떠나는 언니 가족이 건넨 녹음기에 한 마디 한 마디 인삿말을 남깁니다.

[주금녀/92세(최고령 북측 상봉자) : 정말 이렇게 만나니까 꿈인지 생시인지 잘 모르겠어. 조국 통일이 오는 그날 한 자리에 마주 앉아서….]

북쪽의 두 여동생을 만났던 이오환 할머니는 작별 상봉 도중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실신했습니다.

치매 증세로 딸과 여동생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던 이영실 할머니는 결국 작별 상봉에 참석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하 륭,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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