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술 마시고 욕해요"…한 집 걸러 가정폭력

<앵커>

지난 1년 동안 부부끼리 가정 폭력을 겪은 경우가 전체 부부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녀에게 폭력을 휘두른 비율도 비슷했습니다. 특히 욕설을 퍼붓거나, 때리겠다고 위협하는 것 같은 정서적 폭력이 심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1% 정도입니다.

뉴스인 뉴스,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하루 24시간 운영되는 긴급 여성상담전화 센터입니다.

배우자의 폭행은 물론 각종 언어폭력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호소가 온종일 이어집니다.

[☎…가정폭력 상담 여성 : 남편이 술 마시고 욕하는 것이 너무 심해서요. 애들 다 컸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부부 사이의 가장 흔한 폭력 유형은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위협하고 물건을 부수는 정서적 폭력입니다.

배우자를 무시하거나 돌보지 않는 방임도 넷 중 한 명 이상이 경험했고, 신체적 폭력도 여전히 많았습니다.

[김재련/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 : 가정폭력이라고 하는 것은 신체적인 폭력의 범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폭언과 같은 정서적인 학대, 그리고 정서적인 방임까지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미성년 자녀에게 폭력을 가한 비율도 절반에 가깝게 나타났는데 정서적 폭력의 형태가 역시 가장 흔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서적 폭력이나 방임의 경우 외상이 없어 간과하기 쉽지만, 신체적 폭력 못지않게 후유증이 심각하다고 지적합니다.

[김태훈/정신과 전문의 : 폭언을 하고, 냉대적으로 대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그것 자체가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면 우울증으로도 이어지죠. 부모가 우울해지잖아요, 그러면 또 그것이 자식으로 대물림돼요.]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가정 폭력이 발생했을 때 대다수는 그냥 참거나 자리를 피하는 등 소극적 대처에 그쳤습니다.

주변 사람이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1.8%에 그쳤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박현철, 영상편집 : 박정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