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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계량 단위 바꾼 지 7년…여전히 "몇 평이에요?"

<앵커>

요즘 부동산 면적은 관습적으로 써 오던 마지기나 평 대신에 제곱미터를 쓰게 돼 있습니다. 귀금속의 무게 단위도 돈 대신에 그램이라는 단위를 써야 합니다. 어림잡아서 쓰던 단위를 정부가 이렇게 법정 계량 단위로 바꾼 지 7년이 됐습니다. 그런데 집 구하실 때 몇 제곱미터짜리 구해요, 이러시나요?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고등학생들에게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속담에서 되와 말의 뜻을 물었습니다.

[김지환/고등학교 1학년 : (되하고 말이 무슨 뜻인지 아세요?) 곡식 단위 아닌가요.]

[박성혁/고등학교 3학년 :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에서 되하고 말의 뜻 아세요?) 모르겠는데요.]

그램과 킬로그램 같은 법정 계량 단위가 실생활에 뿌리를 내리면서 되와 말 같은 용어도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예전의 단위를 버리지 못하는 곳도 많습니다.

정육 매장에서는 근이 사용되고

[정육매장 직원 : (삼겹살 얼마예요? 지금?) 한 '근'에 1만 2천6백 원이요.]

가전매장에서는 인치가 더 많이 사용됩니다.

[가전매장 직원 : (손님들이)당연히 '인치'로 물어보시죠. '이거 몇 인치에요' 이렇게 질문하시지, '이게 몇 센티미터에요' 이렇게 질문을 안 하세요.]

근이나 인치를 써야 직관적으로 무게나 크기를 가늠하기 쉽다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정효자/서울 강서구 : 버릇이죠. 옛날부터. 우리는 그램보다 근으로 많이 했잖아요.]

귀금속 가게에서 오가는 대화에도 '돈'이 그램보다 자주 등장합니다.

[귀금속 상가 직원 : '돈'으로 물어봐요. 손님들. (그램으로 물어보시는 분은?) 없죠. 해외에서 오신 분들이나 조금…]

아파트 넓이에 평을 쓰지 못하게 하다 보니 32형이니 46형이니 하는 국적 없는 단위까지 등장해 평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최봉식/한국계량측정협회 과장 : 일제강점기 때 넘어온 단위입니다. 사실 전통 단위는 아니고 일제강점기의 슬픈 잔재죠.]

정부는 법정 계량 단위를 쓰면 수출이 연간 0.05%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단속과 계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유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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