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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피아노 학원…입시에 쫓기는 아이들

<앵커>

동네마다 흔하던 피아노 학원, 미술 학원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 전국에 1만 6천 곳이었던 피아노 학원은 열에 한곳이 문을 닫았고 또 미술학원은 4년째 20% 가까이 폐업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인가 하면 우리 아이들이 입시준비에 그만큼 빨리 내몰리고 있다는 겁니다,

뉴스인 뉴스,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전인교육'을 강조하던 1990년대 동네 피아노 학원과 미술학원은 아이들로 넘쳐났습니다.
 
[1994년 학부모 인터뷰 화면 : 요즘 아이들이 악기를 전부 필수로 하나씩 해야 하는데 피아노가 가장 기본적이고 접하기가 쉬우니까.]   

하지만, 요즘엔 방학에도 피아노와 미술을 배우는 아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이 피아노 학원도 한때 100명이 넘던 교습생 수가 30명 선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정영옥/피아노학원 원장 : 지금은 저 혼자 해도 될 정도로. 이렇게 많이 줄었죠. 옆에 학원들도 몇 개 있었는데 운영이 안 되니까 다 지금은 문 닫고.]

다른 악기나 미술학원도 마찬가지여서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에는 매물로 나온 예능 학원이 수두룩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준비에 들어가는 학부모가 늘어나면서 예능 관련 사교육 수요는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반면 영어나 수학, 논술 등 주요 입시 과목 학원엔 아이들이 넘쳐납니다.

지난 2009년 7천700개였던 영어 학원의 경우 지난해 1만 곳을 넘어섰습니다.

[이가은/초등학교 5학년 : 사실 영어랑 수학만 하기도 벅찬데 피아노 학원까지 다니면 시간도 너무 빠듯하고.]

교육 당국의 예능 과목 홀대 정책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입니다.

교육부는 지난 2009년부터 중·고등학교의 예능 과목 평가를 3단계 절대평가로 바꿔 학생들의 관심을 더 떨어뜨렸습니다.

또 2011년부터는 음악과 미술은 저학년 때 몰아서 배울 수 있게 하는 '집중이수제'를 시행해 예능 과목 홀대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이성호/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 두뇌는 우수하지만 제대로 된 인성을 발달시키지 못하는 그런 어떤 편향된 인간을 길러냄으로써 결국,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사회적인 비용이 엄청나게 커질 수 있는 거죠.]

입시 위주 사교육과 예능 과목 홀대 정책이 바뀌지 않은 한 학생을 조화롭게 발달시키자는 전인 교육은 요원한 목표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VJ : 신소영·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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