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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극장가 '배급 전쟁'…그 이면의 세계

<앵커>

지금 설 연휴 극장가에서는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하기 위한 배급사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배급사는
개별 영화의 소속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완성된 영화를 극장에 상연되도록 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작품성 못지않게 영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배급 전쟁, 최호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영화들의 흥행 성적은 출연 배우나 감독의 역량 못지않게 배급사의 힘에도 적지 않게 좌우됩니다.

배급사가 하는 일의 첫 단계는 개봉 전 홍보와 마케팅입니다.

극장 안에 광고판을 걸 때는 크기와 위치에 따라 1개당 3주간 300만 원에서 2천만 원을 극장 측에 냅니다.

예고편 상연료와 3D 안경 비용도 모두 배급사 부담입니다.

[원동연/영화사 '리얼라이즈' 대표 : 심지어 저희가 예고편을 걸거나, 또는 저희가 걸개그림을 거는 것까지도 전부 유료화시키고, 너무 극장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람들보다 너무나 많은 몫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다음 단계는 극장 스크린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CGV는 같은 계열 배급사 CJ E&M의 영화에, 롯데시네마도 자신들이 배급하는 영화에 먼저 스크린을 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할리우드 직배사들마저 차별을 받기 일쑤입니다.

[강한섭/서울예술대학 영화과 교수 : 극장들이 특정한 (계열사) 영화에 스크린 수를 미리 정해서 주기 때문에, 경쟁 시스템이 아니고 거의 내부자 거래하는 것 아닙니까?]

중소 영화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를 기준으로 대형 극장 스크린 100곳에서 상영을 하려면 대략 마케팅 배급 비용이 4~5억 원 정도 들어갑니다.

1편당 수익이 2~3억 원에 불과한 독립 예술영화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바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이변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직원이 30여 명인 배급사 NEW는 지난해 CJ와 롯데를 이기고 한국영화 관객 동원 1위를 기록했습니다.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 등 작품의 힘을 앞세운 결과입니다.

[서동욱/영화배급사 NEW 부사장 : (영화) 시나리오를 저희가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히 신중하고, 모든 직원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을 선정해서 (투자와 배급을 합니다.)]

대기업들이 텃세를 부리며 영화 산업 생태계를 줄 세우지 않는다면 관객들이 보다 다양한 작품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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