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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마취 주사 맞다가…프로포폴 사망 사고 속출

<앵커>

수면 마취제 가운데 현재까지 가장 안전하다고 입증된 약이 프로포폴입니다. 그런데 프로포폴을 맞았다가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이 안전한 간단한 피부과 시술이나 수면 내시경을 하다가 목숨을 잃는 일까지 당하고 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젊은 여성이 모발 이식을 위해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한 시간 뒤, 이 여성은 119구급 대원들에 의해 실려 나왔습니다.

수면 마취를 위해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지 30분 만입니다.

네 아이의 엄마인 이 42세 여성은 그 뒤로 지금까지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습니다.

[김준엽/프로포폴 피해자 남편 : 아주 간단한 시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수면마취 이런 것은 전혀 생각도 안 하고.]

이 여성은 지난달 41살인 남편을 잃었습니다.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는데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프로포폴 사망자 부인 : 제가 그 병원에 예약을 했거든요. 제가 죽인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내가 거기 가자고 해서. 그래서 남편이 이렇게 됐나.]

부검 결과 프로포폴을 투여받은 것 말고는 사망에 이르게 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47살인 박 모 씨도 지난달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내시경 검사를 받다 숨졌습니다.

건강한 사람에게서 프로포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겁니다.

프로포폴은 호흡을 느리게 하거나 혈압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면 쉽게 회복됩니다.

문제는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환자를 정확하게 감시하는 장치와 응급 처치를 할 수 있는 별도의 의료진이 없어 비상상황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프로포폴(모발이식) 식물인간 사고병원 의사 : (감시 기계를) 보면 사실 수술에 집중을 못 하잖아요. 환부(수술 부위)를 봐야 하는데, (감시 기계)를 어떻게 일일이 그걸 보면서, (모발이식을 합니까?)]

[프로포폴(수면내시경) 사망사고 병원 의사 : 한 30분 지났는데 이제 깰 때쯤이 됐는데. 어 조금 어(이상하다는)하는 생각이 들면서….]

실제로 보건당국 조사를 보면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피부과나 성형외과의 80%가량은 심장충격기 같은 응급장비를 갖추지 않고 있었습니다.

[피해자 보호자 : (응급처치를) 해보기라도 했으면 억울하지는 않다.]

국내에서 발생한 프로포폴 사망 사고는 확인된 것만 44건, 이 중 절반은 병원에서 발생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공급되는 프로포폴은 매년 60만 개나 됩니다.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김현상, 영상편집 : 김호진,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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