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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용 전동차로 속도 경쟁?…위험천만 튜닝

<앵커>

비싼 외제차를 축소해 놓은 듯한, 유아용 전동차가 인기입니다. 3~40만 원씩 하는 완구용 전동차에 추가로 몇십만 원을 들여 튜닝도 하는데, 아이 재미있게 해주기 전에 사고를 부를 수 있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엔진 소리를 내며 달려오던 전동차가 180도 완전히 회전합니다.

밤이 되면, LED 조명까지 번쩍이며 주행합니다.

급정거, 급회전은 기본이고, 360도 회전까지, 헬멧도 쓰지 않은 아이가 전동차로 요리조리 운전기술을 뽐냅니다.

[정 모 씨/온라인 영상 게시자 : 전동차 드리프트(미끄러지기)하는 것하고 스핀턴(급회전)하는 것이 이렇게 올려져 있죠. (그런 차량들은 대부분 튜닝한 거죠?) 배터리를 추가한 거죠. 네.]

아이들 전동차 튜닝에 관심 있는 부모들이 늘면서 온라인 동호인만도 1만 명에 육박합니다.

[이천호/전동차 튜닝 동호회 운영진 : 모이면 애들 튜닝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LED나 속도, 브레이크 제어 이런 거 많이 하는데요.]

하지만, 유아용 전동차라고 해서 튜닝하는 걸 쉽게만 생각해선 안 됩니다.

과도하게 성능을 조작할 경우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습니다.

실제로 한 튜닝 전동차의 속도를 측정해 봤더니 시속 16km가 나옵니다.

전동 완구 제품 안전 기준인 시속 8km의 2배까지 속도를 높여놓은 겁니다.

[최 모 씨/전동차 업체 관계자 : 애들 무릎 위치입니다. 범퍼가. 시속 20km(까지 올린) 전동차가 아이들과 부딪히면 그 부분에 골절상이 올 수 있어요.]

튜닝한 전동차를 충전하다가 불이 난 사례도 있습니다.

[노 모 씨/전동차 튜닝 동호회원 : 과전류 차단기를 달았어야 하는 부분을 그냥 처치했는데, 차에서 충전을 시키는 도중에 합선이 되면서 (불이 난 것 같아요.) 전혀 예상을 못 했습니다.]

소음을 줄이겠다고 플라스틱 바퀴에 우레탄을 감기도 하는데 이 또한 위험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바퀴는 제동 시 어느 정도 미끄러진 뒤 서지만 우레탄으로 바퀴를 감은 전동차는 갑자기 서면서 옆으로 넘어갑니다.

[구연범/전동차 튜닝 동호회원 : 저희 딸 아이 2살때 타이어 튜닝을 하고 공원 가는 길에 내리막에서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응급실도 갔었고….]

이런 위험 때문에 제조사들은 튜닝을 자제하라고 하지만 판매장에선 공공연하게 튜닝이 이뤄지는 실정입니다.

[전동차 매장 직원 : 15만 원, 20만 원 (튜닝 가격은) 선택하시는 것 따라 달라요. (속도 튜닝은) 충분히 가능하십니다. 모터 변경하시고 하면.]

유아용 전동차는 완구로 분류되기 때문에 출시 이후엔 특별히 규제할 방법도 없습니다.

큰돈 들여 튜닝했다가 두고두고 후회할 안전사고를 자초하지 않는 것은 온전히 부모의 몫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하 륭, 영상편집 : 김경연,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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