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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소와 따로 노는 도로 표지판…책임 떠넘기기

<앵커>

무슨 무슨 동. 지금 보시는 도로 표지판은 옛 주소를 사용하고 있네요. 주소체계도 새롭게 바뀌었으니까 표지판도 이렇게 도로명 주소로 바뀌어야겠죠. 이렇게 바꿔야 할 표지판이 전국에 3만 5천 개 정도입니다. 그런데 주무 부처나 지자체 모두 손을 놓고 있습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광화문에서 택시를 타고 도로 표지판만으로 새 도로명 주소지를 찾아갔습니다.

[새 도로명 주소로 서울시 용산구 이촌로 347-ㅇㅇ 부탁드립니다.]

20년 경력 기사답게 '이촌로'라는 도로명 만으로 일단 이촌동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택시기사 : '이촌로'하면 연관되는 곳이 '이촌동'이니까…]

그런데 목적지에 가까워지면서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운전자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도로 표지판에는 옛 주소인 이촌 1동, 이촌 2동만 표시돼 있다 보니 어디로 갈지 방향을 잡지 못했습니다.

[(이촌 1동, 이촌 2동 이렇게 표지판이 돼 있네요?) 그래서 지금 길을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요.]

용강동, 고덕동, 효자동, 홍제2동.

서울 시내 그 어디서도 새 도로명 주소로 표시된 도로 표지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도로 표지판을 교체하려면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협조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국토부는 지자체에서 알아서 교체하란 입장입니다.

[홍현탁/국토부 도로운영과 : 2009년에 지침을 마련해서 (지자체에) 공문을 하달한 상태입니다.]

지자체는 국토부의 구체적인 기준 마련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종호/서울시 교통시설팀장 : 저희도 새로운 도로명 도로표지판 어떤 기준을 정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국의 도로 표지만 16만여 개 가운데 교체해야 할 도로 표지만은 약 3만 5천 개입니다.

서울에 9천300여 개 가운데도 상당수가 새 도로명으로 고쳐야 할 상황입니다.

서울 강남권과 신도시처럼 도로 구분이 확실한 지역부터라도 교체를 서둘러야 새 도로명 주소 정착이 빨라진다고 전문가는 진단합니다.

[조명래/단국대학교 교수 : 가장 쉽게 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하고 그 어려운 곳은 2년도라든가 2차년도라든가 3차년도 이렇게 설치하는 그런 단계적 접근이 필요할 것 같고요.]

현재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전남 순천과 전북 전주, 송도 신도시가 새 주소에 따른 도로 표지판 교체 모범지역으로 꼽힙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설민환,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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