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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감아서…" 화재 위험 부르는 열선 주의

<앵커>

추운 날 화재 위험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수도관 얼지 말라고 열선을 감아 놓는데 이것도 불을 부를 수 있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물 옥상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어젯밤(12일) 9시쯤 서울 중구에 있는 한 보일러 판매점에서 불이 났습니다.

소방당국이 추정한 화재 원인은 수도관에 감아 둔 열선 합선입니다.

[임종욱/서울 중부소방서 현장지휘대 : 건물 2층 화장실 수도관에 동파 방지용 열선을 깔았는데 거기서 합선 흔적이 나왔고…]

지난달 서울 중랑구에 있는 한 옥탑방에서도, 지난해 11월 강남구 빌딩에서도 얼지 말라고 감아둔 열선에서 불길이 시작됐습니다.

열선은 주로 야외 화장실이나 상가처럼 밤에 난방이 취약한 곳에서 쓰이는데, 정확한 설치 규정이 없다 보니 판매하는 곳마다 설치 방법을 다르게 설명하고 아무런 설명 없이 판매하는 곳도 많습니다.

[△△철물점 직원 : (어떻게 설치하는 거예요?) 감는 거예요. 파이프를…. (따로 설치 기준이 있는 거예요?) 기준은 없고 그냥 감아서….]

특히, 값이 싸다는 이유로 품질 인증 마크가 없는 일회용 제품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철물점 직원 : KC 마크가 있을 거예요. (있는 것 같진 않은데요.) 작년에 팔던 거라 취급을 안 하거든요. 그래서 잘 모르겠네요.]

열선은 수도관 등 배관에 성인 손가락 두세 개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돌돌 말아주고 보온재로 감싸면 됩니다.

온도를 높이려고 촘촘히 혹은 겹쳐 감으면 화재 위험이 있습니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관을 감싼 열선은 30도 정도에 머무는데, 촘촘히 겹쳐 감자 온도가 순식간에 10도 이상 더 올라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50도를 넘어갑니다.

이번엔 노후화된 열선을 가정해 열선 일부를 벗겨 내고 실험해봤습니다.

전기를 연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이 타오릅니다.

[박상태/방재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 : 인위적으로 스크래치를 낸다든가 압력을 준다든가 이런 경우에도 화재의 위험성이 굉장히 있고요.]

동파 방지용 열선 때문에 발생하는 화재는 한 해 평균 70여 건, 숙련된 기술자가 아니더라도 인증된 열선을 선정하고 간격을 일정하게 감으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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