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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협받는 '에너지 빈곤층'…부족한 지원

<앵커>

이 추운 겨울에 난방은 저소득층에겐 사실 생존의 문제입니다. 정부가 난방유 지원 사업을 하긴 하는데, 선정기준이 너무 까다롭고 어렵게 지원대상이 된다 할지라도, 겨울 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에너지 복지 연속기획,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80살 강임진 할아버지는 오래된 도심 주택 단칸방에 홀로 삽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데도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된 할아버지는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강임진/독거노인 : 이게(침낭) 구청에서 작년에 나왔어요, 춥다니까. 외풍이 세서 이불을 항상 깔아놓고 이러고 있어야지 바깥에 손 놓고 앉아 있기가 힘들어요.]

강 할아버지는 한 달 수입이 공공근로와 기초노령연금을 합쳐도 30만 원에 불과해 보일러를 따뜻하게 트는 일은 꿈도 못 꾸는 실정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라 해도 겨울철 난방비를 별도로 지원받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정부 지원 대상이 기초생활수급가구 가운데서도 한부모 가정이나 소년소녀 가정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 에너지 빈곤층의 1%도 안 되는 가구만 정부의 난방비 지원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난방비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명철 씨는 한쪽 다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를 당한 뒤 기초생활수급자가 됐습니다.

치매 노모를 모시고 아내 없이 10대 딸 둘을 키우는 까닭에 보일러용 등유를 지원받는 대상에 들었지만 난방비 부담에 따른 생활고는 여전합니다.

정부가 겨울 서너달 동안 사용하라며 지원하는 31만 원어치의 등유는, 한 달 쓰기에도 부족합니다.

[이명철/기초생활수급가구 가장 : 이 등유카드(난방비 지원분)로 기름을 한 번 넣으면 절약해서 써야 25일…절약해서 써도 한 달을 채 쓰기가 힘든 상황이에요.]

민간차원의 지원도 있지만 그 규모가 일정한 건 아닙니다.

지난해의 경우 민간기업이 기금을 조성해 등유를 사용하는 2만 4천 가구와 LPG를 사용하는 2만 천 가구를 각각 지원했지만, 올해의 경우 재원이 아직 확보되지 않아 등유 지원이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강영숙/군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저소득 빈곤층에게 동절기 난방비는 생존이랑 직결된 문제입니다. 따라서 의료비, 주거비, 교육비 처럼 별도의 항목을 정하여 정부가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서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도시가스나 지역난방이 들어오지 않아 등유나 LPG 같은 비싼 연료를 쓸 수 밖에 없는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금액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 지나치게 적은 난방비 지원 대상을 최소한 저소득 장애인, 노인가구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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