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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입고 지내요" 복지시설, 냉골에서 '덜덜'

에너지 복지 집중기획 ②

<앵커>

추위가 닥치면 쪽방촌 같은 어려운 동네 난방이 걱정이라는 소식, 어제(9일) 전해드렸지요. 정부가 지원하는 복지시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에너지 복지 집중기획 오늘은 한파로 냉골이 된 복지시설울 찾아가 봅니다.

곽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조손 가정이나, 한 부모 혹은 저소득 맞벌이 가정 자녀가 방과 후에 모여 공부하는 경기도의 한 지역아동센터입니다.

학생 대부분이 두꺼운 외투차림입니다.

[중학생 : 점퍼를 입고 있으면 거동하기 불편하긴 한데요. 추운 것보다는 불편한 게 나으니까 다 입어요.]

아동센터는 설립 2년 뒤부터 평가를 거쳐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곳은 생긴 지 2년이 안 돼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합니다.

가스로 난방을 하는데, 평소 5만 원 정도인 가스비가 겨울엔 10배 가까이 치솟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박성균/소사 지역아동센터장 : 아낀다고 아끼는데도 불구하고 그 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추워하는데도 불구하고 더 따뜻하게 해줄 수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정부 보조를 받는다고 해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이 센터의 경우도 운영 지원금에서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빼면 30만 원가량이 남는데 이 돈으로 난방비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배영옥/이웃사랑 지역아동센터장 : 시설에 쓸 수 있는 운영비는 사실상 20~30만 원 정도 되는데 그것으로 전기세, 수도세, 인터넷비 이런 걸 내다보면 난방비에 쓸 수 있는 여력이 별로 없어요.]

노인들이 낮시간대 추운 집에 혼자 있는 대신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는 이 경로당에도 냉기가 가득합니다.

난방비가 올라 부담인데, 올해는 연탄 후원조차 끊겼습니다.

[박난용/역전경로당 회장 : 기름은 비싸니깐 연탄을 가지고 사용을 하고 있거든요. 작년에는 그래도 300장 들어왔는데 올해는 하나도 안 들어왔어요]

[김기숙/기아대책 국내사업팀장 :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일수록 지방정부의 세수는 적은데 도와드려야 할 대상은 많다 보니까 제대로 지원이 못하는 어려움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주로 지자체에 떠맡긴 이런 복지시설에 대한 지원을 중앙 정부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강영숙/군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정부가)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원을 여전히 시혜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다 보니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 운영비 지원금을 계절별로 달리 책정해 현실화하고, 정부나 민간의 지원이 특정 시설에 쏠리거나 소외받는 곳이 없도록 관리도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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