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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불화, 지구 반바퀴 돌아 고국 돌아왔다

일제강점기 日 최대 미술상에 넘어가면서 유랑

<앵커>

조선 시대에 그려진 불화가 일본과 미국을 떠돌다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100년이 걸렸습니다.

권 란 기자입니다.



<기자>

설법하는 석가모니 부처를 중심으로 좌우엔 보현과 문수 보살이 서 있습니다.

대개 얼굴만 나오는 부처의 제자 아난과 가섭은 부처의 앞쪽에 해학적인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크기도 가로, 세로 각각 3m가 넘는 등 미술사적으로 희귀하고 또 학술적인 가치도 높은 작품입니다.

조선 문화 부흥기였던 18세기 초에 그려진 걸로 추정되는 이 불화의 긴 유랑은 일제강점기 누군가 뜯어내 일본 최대 미술상 야마나카 상회로 넘기면서 시작됐습니다.

일본 패망과 함께, 미국에 건너가 있던 야마나카 상회의 재산이 몰수돼 경매에 부쳐지면서 불화는 다시 미국 허미티지 박물관으로 넘어갔습니다.

[로렌 노스럽/허미티지박물관 큐레이터 : 그림은 말려서 천장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소재가 비단이다 보니, 본래 약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훼손 위험이 높은 유물로 지정돼 3년 전 유튜브 동영상에 올라오면서 우리 문화재 관계자들 눈에 띄어 기증 형식으로 돌려받은 겁니다.

하지만, 보관 장소 같은 기록 부분이 잘려나가고, 부처의 얼굴 부분엔 덧칠도 입혀졌습니다.

[강임산/국외소재문화재재단 조사2팀장 : 일제 강점기에 대부분 해외 유출됐던 문화재가 겪고 있는 그러한 수난사를 고스란히 겪은 문화재입니다.]

야마나카 상회 미술품 가운데에는 불법 반출된 우리 문화재급 유물이 더 포함됐을 것으로 보여 목록에 대한 추가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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