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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시설 퇴소하는 18세…무일푼으로 거리에

<앵커>

부모가 양육을 포기했거나 아예 없는 아이들을 수용하는 아동 양육시설이 요즘은 '그룹 홈'이란 것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소규모 단위로 일반 가정에 위탁해서 보호하는 겁니다. 이 그룹 홈에서 지내는 아이들도 만 18살이 되면 독립해서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사실상 무일푼으로 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채희선, 엄민재 두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기자>

전남 목포에 사는 17살 민혁이는 요즘 매일같이 방을 구하러 다닙니다.

18살이 되는 내년에는 그룹 홈을 떠나야 되는데 당장 살 집조차 구하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퇴소 아동에게 정착지원금을 지원하게 돼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한 푼도 받지 못할 처지입니다.

도움을 청할 가족도 연락이 끊긴 지 오래입니다.

[어머니께 연락해 봤어요?]

[박민혁(가명)/시설 퇴소예정자 : 아니요. 아예 소식 끊고 살아요. 자기(엄마)가 도 와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알아서 열심히 살라고 했어요.]

그룹홈 협의회와 함께 이미 퇴소한 아이 10명에게 전화해봤습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광주에 있는 건 아는데 주소는 모르는데요.) 지금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대부분 연락이 끊겨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이 가운데 어렵게 연락이 닿은 19살 김 모 양을 찾아갔습니다.

1년 동안, 목포에서 광주, 그리고 대구까지 세 번이나 옮겨다녔다고 합니다.

[김미정(가명)/시설 퇴소자 : 갈 데가 없으니까 잘 알지 못하는 사람한테도 연락해서 같이 지내자. 야간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하고 오전에는 아기 봐주고 낮에 짬 내서 자고… ]

1년 전에는 함께 살던 남자친구의 아이까지 출산했습니다.

[이효진/그룹홈협의회 팀장 : 동네 아는 오빠 이런식으로 기대서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본의 아니게 임신하게 돼서 아이를 출산하는 경우도 있고.]

자립 능력 없고 갈 곳 없는 아이들이 나이가 찼다는 이유만으로 문밖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아이 개인의 문제는 미혼모 같은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정부는 어떤 지원책을 갖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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