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한 번 실수로…한맥증권 사실상 파산

<앵커>

한 증권사가 자동 주문거래를 한 번 잘못하는 바람에 수백억 원의 손실을 입고 사실상 파산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한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그제(12일) 코스피 선물 시장이 열리자마자 그래프가 비정상적으로 오르내렸습니다.

한맥투자증권이 시세보다 훨씬 비싸거나 헐값에 물량을 사고 판 겁니다.

[조철수/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과장 : 여러 종목에서 다발적으로 가격이 정말 몇백 퍼센트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나서 거의 이 정도의 규모의 사고는 흔하지 않고요.]

증권사가 거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해 취소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한국거래소에 낸 구제 신청도 요건 미비 등의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자기자본 200억 원의 두 배가 넘는 466억 원의 손실을 보고 사실상 파산했습니다.

선물거래에서 활용되는 자동 매매 프로그램의 오류 때문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잘못 나간 주문은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가 받아서 수익으로 챙겼습니다.

하지만 거래량이 많지 않아서 지수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증권사의 자체 자금을 이용한 거래여서 개인투자자들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습니다.

해당 증권사의 매매 거래는 어제부터 정지되었고 고객들은 다른 증권사로 자금을 이체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