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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관에 싸구려 열선 감았다가…화재 위험

<앵커>

날이 추워지면서 집밖에 설치된 수도관이나 보일러실 얼지 말라고 전기 열선 감죠. 업체 불러다가 맡기면 알아서 해주겠지 이렇게 생각하면 안됩니다. 꼼꼼히 따져볼 게 많습니다.

류 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도관을 둘둘 감은 보온재에서 불꽃이 타들어 갑니다.

보일러 관에 칭칭 감아놓은 열선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타버렸습니다.

겨울철 한파에 대비해 설치한 열선이 화재의 원인이 된 겁니다.

누전이나 합선으로 열선에서 불꽃이 발생하면 스티로폼 보온재로 옮겨붙어 대형 화재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발생하는 열선 화재가 한 해 평균 70건이 넘습니다.

설비 업체를 찾아가 시공을 의뢰하면서 어떤 열선을 쓰는지 물었습니다.

공사장에서 일회용으로나 쓰는 열선을 내놓습니다.

인증 마크도 없고 제조사가 어딘지도 알 수 없습니다.

[열선 설비업체 직원 : 다 이거 써요. 큰 건물이든 작은 건물이든. 지금 공사하는 집은 다 이거 잘라서.]

KC 인증마크를 받은 열선은 미터당 5천 원에서 2만 원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설비 업체들이 인증도 받지 않은 미터 당 1천 원짜리 싸구려 열선으로 시공하고 있습니다.

[(한 번 감으면 10년씩 쓰는 것도 있다던데?) 그런 거 있으면 구해다 쓰세요. 우리는 그런 거 없어요. (몇 년 주기로 갈아주면 돼요?) 고장 안 나면 몇 년 쓰겠지, 뭐. 몇 년이라는 건 나도 솔직히 몰라요.]

일회용 열선과 KC 인증을 받은 실리콘 열선을 같은 조건에서 열을 가해봤습니다.

인증받은 열선은 불꽃이 일다가 저절로 꺼지지만, 싸구려 열선은 순식간에 활활 타오릅니다.

[김 환/서울 강남소방서 화재연구관 : 싸니까 이윤이 많이 남기 때문에. 이거 (일회용 열선)과 이거(인증 실리콘 열선)는 구매하는 가격 자체가 다르거든요.]

값싼 제품으로 효과를 높이려고 수도관에 열선을 다닥다닥 감는 설비 업체들도 적지 않습니다.

[많이 감으면 좋기야 좋죠. 무조건 노출된 데마다. 안 닿은 부분 없게 전부 다 감아라, 이거지.]

하지만, 이게 더 문제입니다.

싸구려 열선을 띄엄띄엄 감은 관과, 촘촘히 감은 관을 가지고 실험해봤습니다.

촘촘히 감은 쪽이 순식간에 20도나 더 높게 올라갑니다.

화재 위험이 그만큼 더 커지는 겁니다.

하지만 설비업체에다 공사를 맡기다 보니 이용자들은 어떤 열선을 어떻게 감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박상태/방재시험연구원 : 시중에 나와 있는 열선은 여러가지 종류가 다양하게 있습니다. 설치업체와 사용자가 충분히 협의 한 후에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인증 제품이라도 너무 오래되면 합선 우려가 있는 만큼 해마다 보온재를 뜯어내 안전 점검을 하는 게 좋다고 방재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이준영, 화면제공 : 서울 강남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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