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65세 이상 10%는 치매…환자 가족도 병든다

<앵커>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치매 인구는 57만 6천 명입니다. 해마다 늘고 있어서 10년 뒤엔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가운데 요양시설 입소나 방문요양 서비스 같은 정부 지원을 받는 비율은 3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이러다 보니 환자와 가족들이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곽상은 기자가 실태와 과제를 살펴봤습니다.



<기자>

5년 전 치매 진단을 받은 박복실 할머니는 이제 서너 살 아이 정도의 인지력만 갖고 있습니다.

경비 일을 하는 남편이 일을 나가면 할머니는 문 잠긴 집 안에서 혼자 지내야 합니다.

[정모 씨 /치매환자 보호자 : 집을 나가면 못 찾는 거예요. 그다음부터 안 되겠다 싶어서 문을 잠갔죠. 대소변만 가리면 (간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실수가) 조금 잦아지는 것 같아요. 아기 키우듯이 하는 거죠.]

상태가 심각해 요양시설 입소가 가능하지만, 대기자가 밀려 최대 2, 3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치매인구는 57만 6천 명으로 65세 이상 인구 10에 1명입니다.

이들 가운데 장기요양보험 대상자로 정부지원을 받는 사람은 17만 4천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가족들이 간병 부담을 모두 떠안고 있습니다.

[이모 씨/치매환자 보호자 : 내 생활이 바뀐 건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죠. 전에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게 됐고…]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1인당 진료비는 연간 312만 원으로 간병 비용을 모두 합치면 환자 한 명 당 연간 1천 986만 원이 듭니다.

이런 어려움이 많다 보니 오늘(2일) 문을 연 정부의 치매상담 콜센터에는 하루 종일 환자 가족들의 상담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치매환자 보호자 : 약물치료하고 상담치료하고 이것저것 했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느낌이 많이 들어요. 꾸준히 도움을 받고 한다면 좋아질 수 있는지…]

정신적 고통 역시 가족들의 몫입니다.

[박신영/서울 영등포구 치매지원센터장 : 가족 또는 옆에서 돌보고 계시는 보호자 분들의 스트레스는 굉장합니다. 같이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고 불안한 거. 이런 증상들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치매환자 가족들은 정부가 요양시설 을 늘리는 동시에 치매 판정기준을 완화해 입소를 쉽게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또 가족들의 정서적 문제 완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이재영, 영상편집 : 이재성)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