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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삼한사온'은 옛말?…달라진 겨울 날씨

<앵커>

'세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삼한사온으로 며칠 매우 춥고.' 조선 시대 승정원일기의 한 구절입니다. 사흘간 춥고 나흘간 따뜻하다는 '삼한사온'은 예로부터 한반도 겨울철 날씨의 큰 특징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좀 달라졌죠.

뉴스인 뉴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주는 추위와 강풍, 폭설이 이어졌지만, 지난 주말부터는 다시 낮 기온이 영상 10도 안팎으로 올라갔습니다.

[김현중/서울 암사동 : 지난주는 정말 한겨울처럼 되게 추웠는데 훨씬 따뜻해진 것 같고요. 날도 포근해서 옷차림도 가벼워진 것 같아요.]

겨울 날씨가 추웠다 풀렸다를 반복하는 것은 한반도 겨울 날씨를 지배하는 시베리아 고기압 때문입니다.

[박정민/기상청 예보관 : 시베리아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하여 세력을 유지하는 사흘 정도는 춥고, 저위도로 내려와 있다 보니 세력을 점차 잃어서 온난해지는 약 나흘 정도를 전통적인 삼한사온이라고 합니다.]

서울대 연구팀이 서울의 겨울 날씨를 분석한 결과 지난 60년대까지는 추위가 4.4일 지속되면 그 후 4.65일 동안은 추위가 누그러져, 삼한사온의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엔 달라졌습니다.

올 1월엔 한파가 무려 11일 동안 이어지다 4일가량 잠깐 따뜻해졌고, 이후엔 3일 반짝 춥더니 따뜻한 날이 7일이나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1월에도 한파와 온난한 날씨 지속기간이 모두 길어지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삼한사온이 사라지는 것은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극이 따뜻해진 데 따른 겁니다.

북극이 따뜻해지며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던 제트기류가 약해져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근처까지 흘러오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이 북극 한파가 약 한 달 주기로 한반도의 겨울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겁니다.

[예상욱/한양대학교 해양환경과학과 교수 : 과거엔 우리나라 겨울철 기온이 시베리아 고기압 강약의 지배를 받았다면, 최근엔 극 진동(북극한파)에 의한 영향을 받으면서 훨씬 더 긴 추위와 따뜻한 시기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달 중순부터 강력한 한파와 함께 폭설이 내리면서, 올겨울에도 혹한이 길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이승열,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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