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막말·욕설·방임…가슴에 멍든 아이들

<앵커>

오늘(19일)은 아동 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아동 학대하면 때리고 상처주는 걸 떠올리기 쉽지만 현실은 정신적인 학대로 아파하는 아이들이 더 많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아동 학대 가운데, 신체 폭행은 7%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방임이나 정서적 학대 같은 부류였습니다.

뉴스인 뉴스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아버지의 폭언에 시달렸던 초등학생의 그림입니다.

주제는 '우리 집'입니다.

아버지는 괴물처럼 크고 시커멓게, 자신은 겁에 질려 웅크린 모습으로 작게 그렸습니다.

아버지가 피를 흘리는 모습과 거센 불길을 그려 넣은 것은 분노와 적개심을 표현한 겁니다.

[박여기/한신플러스케어 색채심리치료사 : 아이한테는 굉장히 충동적인 것들이 보여져요. 또 분노가 굉장히 내재돼 있다. 이 불 같은 것은 어떤 분노거든요.]

아이를 공포에 몰아넣는 행위와 막말과 욕설, 부모 역할을 다 하지 않는 방임까지 넓은 의미에서 모두 정서 학대에 해당합니다.

신체 학대와 달리, 피해가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게 특징입니다.

피해 아이들은 정신적 후유증을 앓게 되고 커서도 사회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게 됩니다.

[오은영/소아정신과 전문의 :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날 존중할 거라고 생각을 못합니다. 결국 대인관계 상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기겠죠. 늘 불안하고, 믿지 못하고, 작은 자극에도 공격이라고 느끼고.]

부모들이 자녀에게 모욕을 주고 비인간적으로 대하면서도 그걸 학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정신적 학대를 자녀 훈육의 방식이라며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부모에 대해 치료와 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이승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