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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환자 가족 건강 '빨간불'…보호자 70%가 우울증

<앵커>

식물인간 상태인 아들을 25년 동안 돌보던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연 어제(18일) 전해드렸습니다만, 이런 중증 환자의 보호자 역할은 또 하나의 직업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힘든 일 입니다. 정신적 고통이 특히 심합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김씨는 지난 9월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8개월 전 폐암진단을 받은 남편을 간병하기 위해서 입니다.

[김 씨/암환자 보호자 : 병원을 올 때마다 제가 휴가 내면 또 눈치 보이니까 조퇴를 했어요. 다른 분들이 싫어하는 거예요.]

국립암센터 조사결과 암환자 보호자 중 1/3은 실직하고 그 중 75%는 결국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남편 월급을 더해 월 400만 원을 벌었던 김씨 가족은 이제는 기초 수급자로 받는 정부 지원금 100만 원이 소득의 전부입니다.

병원비를 내고 나면 생활비가 거의 없어 대학생인 첫째는 군대를 보냈고 고3인 둘째의 한 달 용돈은 5만 원으로 줄였습니다.

[암환자 : 지금 이래도 남편이라고 끝끝내 옆에서 도와주는거 … ]

가족의 병과 자신의 실직, 그리고 무너지는 가계로 인해 보호자들의 정신 건강은 급격히 악화 되고 있습니다.

암환자 보호자 열에 일곱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고 100명 중 3명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소아암 환자 보호자 :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지?' 이런 비관도 좀 하고 아이한테 내가 이 병을 내가 만들어줬다는 그런 자책감도… ]

[박종혁/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장 : 일본은 경우에는 암환자 보호자들 대상으로 약 500억 정도 예산을 투자를 해서 미국 같은 경우에는 암생존자 범위 안에 보호자들까지 포함을 해서…]

환자 가족의 간병휴가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간병을 병원이 도맡아 하는 시스템을 조기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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