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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없는 자전거도로…전국 곳곳 혈세 낭비

[세금 잘 써야 덜 낸다]

<앵커>

조세 정의는 착한 성장의 첫걸음입니다. SBS는 조세정의 연속 보도를 통해서 고액 세금 체납자들을 추적 보도해 세무당국의 조사를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세금은 걷는 만큼 잘 쓰는 게 중요합니다. 내가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인다는 믿음이 조세 저항도 줄이는 겁니다. 저희는 그래서 오늘(19일)부터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현장을 추적 고발합니다. 먼저 4천억 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자전거도로 사업을 점검해 보겠습니다.

김현우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서산 방조제를 따라 조성된 자전거도로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지만 이용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금이 평일 낮 시간이긴 해도 굉장히 날씨가 좋은 편인데요, 하지만 제가 지금 이곳에 한 시간가량 서 있었는데 지나가는 자전거를 단 한 대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경인아라뱃길 옆 자전거도로 역시 상황이 비슷합니다.

[신현길/서울 목동 : 자전거 타는 사람으로선 좋은데 사실상 낭비죠. 이게 엄청난 낭비죠. 굳이 큰 공사를 해가지고.]

오는 2019년까지 국가 자전거도로 5천820km를 만드는 사업은 3년 전 시작됐습니다.

총 사업비가 무려 8천8억 원입니다.

그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미 투입됐지만 이용률은 극히 저조합니다.

감사원이 지난 5월 국가 자전거도로 14개 구간을 조사해 보니 평일 10개 구간, 공휴일은 11개 구간에서 시간당 통행량이 10대 이하였습니다.

수요 예측을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았고, 출근이나 통학을 위한 생활 교통형 도로보다는 전국 자전거 도로를 하나의 망으로 연결하는 사업에 주력한 게 원인입니다.

인천과 대전에서는 100억 원을 들여 만든 자전거 도로를 교통 불편과 사고 위험 때문에 2년 만에 철거하기도 했습니다.

[홍명화/인천 가정동 : 노인복지나 아동 복지나 그런 가족중심, 사회적으로 했으면 훨씬 더 사람들에게 훨씬 이득이 되고 도움되지 않을까.]

문제는 도로 보수와 유지를 위해 앞으로도 세금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박정수/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 굉장히많은 그런 예산이든 그런 사업들이 순간에 휴지가 되버리고 마는 그런 측면에서 낭비되는 그러한 부분이야 말로 우리가 잘 써야 덜 걷을 수 있다라는 부분이 대표적 사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출의 우선순위와 파급 효과를 면밀히 저울질하는 신중한 예산 편성이 세금 낭비를 줄이는 첫걸음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박영일·김세경,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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