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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고 김수근 '공간' 사라질 위기…왜?

<앵커>

한국 현대 건축에 새로운 지평을 만들어낸 건축가 고 김수근의 대표작 서울 종로 '공간' 사옥이 사라질지 모를 위기에 놓였습니다.

권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계동 현대 사옥과 창덕궁 사이 큰 길가.

담쟁이덩굴이 둘러싸고 있는 검은 벽돌 건물은 종로의 상징처럼 서있습니다.

벽돌 건물과 유리 건물, 그 사이 한옥이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하고 지은 건물로, 1977년 완공 이후 그가 초대 대표를 맡았던 '공간' 건축사무소의 사옥이기도 합니다.

천장 높이가 다른 20개의 방이 미로처럼 연결돼 있고, 어디서든 빛이 들어오도록 설계됐습니다.

[김 원/건축가 : 이 분이 한국 전통 건축의 깊은 뜻을 여기서 그렸구나….]

특히 지하 소극장은 공옥진 병신춤과 김덕수 사물놀이가 시작됐고,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 사진작가 김중만의 강연도 열렸던 문화의 산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 공간 그룹이 부도가 나면서 사옥이 공매에 부쳐진 것입니다.

최저 매각가격은 150억 원으로, 오는 21일 경매입찰 방식으로 처분됩니다.

김수근문화재단과 서울시는 "민간에 넘어가면 보존이 쉽지 않다"며 지난 6일 부랴부랴 문화재청에 문화재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문화재보호법 상 50년이 지나야 문화재로 등록할 수 있지만, 긴급한 보호조치가 필요할 경우엔 그 이전에라도 소유자의 동의를 거쳐 등록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박기태/김수근문화재단 이사장 : 문화재로서 등록을 시켜 놓으면 이 건물은 원형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과 인연이 깊은 건축가와 문화인 100여 명은 모레(18일) 월요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 등록을 강력히 촉구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박영일·장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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