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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뿔 놓고 주차장처럼…인도 점령한 대리주차

<앵커>

주차 대신해주는 서비스. 참 편리하죠. 그런데 그 많은 차들 다 어디에 대는 걸까요? 들여다 보니 갖은 편법을 다 동원해서 시민들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말 밤, 서울 신사동입니다.

'거주자 우선주차구역'마다 고무 원뿔이 빼곡히 세워져 있습니다.

대리주차 업자들이 가져다 놓은 겁니다.

한 승용차가 주차하려 하자 바로 쫓아냅니다.

[운전자 : 자기 자리라고 하면서 대리주차는 기본으로 해야 되고, 다른 데 들를 거면 주차 안 된다고… ]

거주 또는 업무와 관련해 지정된 차량 한 대만 댈 수 있지만 대리주차 업자들이 영리 목적으로 쓰고 있는 겁니다.

서울 역삼동의 이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합니다.

도로 가에 가로로 대는 것도 모자라 인도까지 차를 대 놓습니다.

구청 단속반이 나타나면 순식간에 차를 빼 버립니다.

[강남구청 단속반 : 심야엔 (신고 받은) 민원처리만 합니다. 세 팀이 맡거든요, 강남 전 지역을. 다 할 수 없죠.]

낮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여기 노란 선 안쪽은 보행자 공간입니다.

그런데 대리주차 업자들은 이런 보행자 공간 안쪽에까지 이런 원뿔을 같다 놓고 막아 주차장으로 쓰며 '봉이 김선달식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원뿔을 치우려 하자, 막아섭니다.

[어디 오셨어요? (여기는 보행자 공간 아닌가요?) 그렇긴 한데, 저희가 주차를 하는 공간이라 좀 다른 데 이용하셨으면 합니다.]

막무가내로 쫓아낸 다음 원뿔을 놨다 치웠다 해가며 제집 주차장처럼 이용합니다.

가게 주인들은 대리주차 업자들에게 맡겨버리는 게 편하다고 말합니다.

[식당 주인 : 이게 편하죠. 솔직히 이 동네에 주차장이 어딨어요. 신경 안 써도 되잖아요. 속 편하고 차에 흠 생겨도 자기들이 책임지니까.]

경찰이 정기적으로 단속하지만, 이들 대리주차 업자는 자유업이라 대부분 100만 원 안팎의 벌금만 내면 그만입니다.

시민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는 불법 대리 주차가 인도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이승환·김승태,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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