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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만 원짜리 스마트폰 보조금이 105만 원?

보조금 단속에도 시장 과열

<앵커>

이 스마트폰은 최근 한 대형유통점이 17만 원에 내놔서 화제가 됐습니다. 출고가는 89만 원인데, 이동통신사 보조금, 제조사 장려금, 유통점의 판매촉진비까지 70만 원 넘게 투입되면서 값이 뚝 떨어진 겁니다. 하지만 이건 고정가격이 아닙니다. 날마다 다르고 때론 하루에도 몇 번씩 출렁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겐 스마트폰을 싸게 살 기회가 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겁니다.

정영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6일 하이마트 등 전국의 대형 유통매장에 17만 원짜리 갤럭시 S4가 반짝 등장하자 순식간에 동이 났습니다.

출고가 89만 원짜리를 정부 가이드라인대로 보조금 27만 원만 받고 60만 원대에 샀던 다른 사람들은 순식간에 40만 원 넘게 손해 본 셈이 됐습니다.

[휴대전화 영세 판매상 : '비싸게 샀는데 취소해 주세요, 하이마트 가서 사게.' 그런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분들한테는 저희가 도둑이 되는 거죠.]

방송통신위원회가 27만 원을 넘는 보조금은 단속하겠다며 사실 조사에 나섰지만 과열된 시장은 식지 않았습니다.

출고가 95만 원에 보조금이 105만 원이나 돼 오히려 현금을 돌려주는 이른바 '마이너스폰'까지 나왔습니다.

제조사와 통신사의 기습 보조금이 대형 유통망에만 집중되자 영세 판매상들이 국회 앞에서 집회까지 열었습니다.

[박희정/이동통신판매인협회 위원장 : 여전히 재벌 유통망은 게릴라식 불법 보조금 지급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4분기 들어 이렇게 보조금이 집중되는 건 통신사들이 연간매출 집계를 앞두고 실적경쟁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또 지난 3분기 강력한 보조금 규제로 마케팅비에 쓸 실탄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신형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재고를 밀어내야 하는 통신사와 제조사의 이해까지 맞아떨어졌습니다.

[휴대전화 판매상 : 갤럭시 S4가 많아서 (신형 단말기를) 못 풀겠다는거죠. S4가 안 빠지니 빨리 한방에 끝내자는 거죠.]

대책 가운데 하나로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보조금 공시제도를 도입하자는 단말기 유통법이 국회에 상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단말기 구입 부담을 줄이고 싶은 소비자들의 수요도 있어, 방통위의 단속만으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에 대해 지난 2010년 기준으로 만들어진 보조금 27만원 규제가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 원대에 이른 지금에 와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여섯 달만 지나도 신형이 구형이 되고 보조금이 주로 구형폰 떨어내기에 집중되는 만큼 출시 시점별로 상한 보조금을 달리하는 등 정책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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