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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화려한 단풍, 알고 보면 '생존 본능'

<앵커>

붉은 단풍나무는 가을의 풍경을 아름답게 연출해내죠. 그런데 단풍의 붉은빛, 또 생김새 속에는 치밀한 생존전략이 숨어있습니다.

박세용 기자가 그 원리를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단풍나무 이파리 밑을 보면 씨앗이 숨어 있습니다.

씨앗마다 길이 3~4cm의 날개가 달려 있는데, 꼭 헬기 프로펠러처럼 생겼습니다.

위에서 던지면 빙글빙글 돌면서 떨어집니다.

포스텍 연구진이 분석한 결과 씨앗은 1분에 1,200번 넘게 회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날개의 생김새 때문입니다.

방사광 가속기로 촬영했더니 비행기 날개처럼 한쪽이 약간 두껍다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이상준/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 : 두께 변화는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미세한 변화로 인해서 우리가 양력, 뜨는 힘을 크게 받는 거죠.]

씨앗은 양력을 받아 1초에 1.2m씩 천천히 떨어집니다.

바람에 실리면 그만큼 멀리 날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풍나무 근처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선 어린 단풍나무가 새로 자라고, 이렇게 흩어진 붉은 빛깔은 다른 단풍들과 화려한 색의 조화를 연출하게 됩니다.

붉은 빛깔을 만드는 색소 안토시아닌도 생존 경쟁에 필수적입니다.

안토시아닌이 땅에 흡수되면 다른 종의 성장을 억제하는 이른바 타감 작용을 하는 겁니다.

[김선희/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사 : (안토시아닌이) 토양이나 유기물층에 있으면서 발휘가 되는 거죠. 풀이나 나무나 다른 종의 씨앗을 방해하는 겁니다.]

실제로 단풍나무 바로 밑은 주변보다 잡풀이 훨씬 적고 다른 나무가 쉽게 뿌리내리지 못합니다.

가을마다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단풍은 이런 고도의 생존 전략이 빚어낸 결과인 셈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홍종수,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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