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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없는 고기 '수북'…단속 없는 교외 육류창고

<앵커>

육가공업체가 냉동 고기를 보관할 때는 업소 내부 창고에 두고 수시로 위생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점검을 피하려고 외부 창고에 고기를 맡겨 놓는 업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유통기한도, 원산지도, 보관 상태도 알 길이 없습니다.

최우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축된 돼지 족발을 가공해 음식점에 공급하는 육가공업체입니다.

업체 내부에 있는 창고는 하나뿐.

100톤 넘는 물량을 감당하긴 터무니없이 작습니다.

고기는 어디에 보관하는 걸까.

경기도 포천에 있는 육류 냉동창고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쌀포대 더미가 나옵니다.

무려 116톤, 모두 도축장에서 사온 족발입니다.

원산지는 물론, 제조 일자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근처 닭고기 가공업체가 맡긴 육류 8천 상자 역시, 아무 표시 없이 쌓여 있습니다.

창고업자에게 다달이 임대료를 내고 맡겨 놓은 것들입니다.

[정동석 경위/서울 중랑경찰서 단속 경찰관 : (가령) 6개월이나 1년 뒤에 자신이 판매할 때 제조일자를 기재하면 그만큼 유통기한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런 창고를 이용하죠.)]

경찰이 창고 단 2곳을 단속했는데, 닭이나 오리, 한우 등 육가공업체 8곳이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표시조차 없는 고기를 맡겨놨습니다.

값이 쌀 때 산 고기를 교외에 있는 창고에 얼려 놨다가 비쌀 때 파는 겁니다.

[최농훈/건국대 수의대 공중보건학 교수 : 2년 전에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는 아주 심했고요, 쌀 때하고 비쌀 때하고 한 4~5배 정도의 가격차이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당국은 식육점이나 도매상 등 업소 내부 창고만 집중 단속할 뿐, 외부 창고에 쌓아둔 고기까지 들여다보진 않습니다.

[해당 시청 축산물 단속 담당자 : (냉동 육류) 보관창고 같은 경우는 특별하게 점검하거나 그런 적은 없어요. 보관해주고 비용만 받는 거라, 거기 자체가 단속될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언제 도축했는지, 보관상태는 어떤지 모를 냉동 육류가 유통돼도 실태 파악조차 안 되는 게 현실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하 륭, 영상편집 : 김경연, 화면제공 : 중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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