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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찰도 안하고…보험사 편드는 '자문 의사'

<앵커>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서 자문을 구하는 자문의사 공정성 문제, 저희가 고발했었습니다. 그런데 보험회사 자체 자문의사도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이쯤되면 자문을 구한다기보다 구실 만들기에 가깝습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이 모 씨의 아들은 두 살 때인 지난 2009년 병원에서 신경섬유종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전신 신경에 종양이 생기는 희귀병으로, 뇌에도 혹이 생겨 '양성 뇌종양' 판정도 함께 받았습니다.

4년간 치료에도 낫지 않아 주치의 진단서를 첨부해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보험사의 자문의는 처음에 양성 뇌종양이라고 했다가 두 번째는 아니라고 판정합니다.

직접 진찰 없이 서류만으로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자문의 소견서를 보내달라는 이씨의 요구는 묵살됐습니다.

[이 모 씨: 자문의견서를 제공해달라는데 왜 제공 안해주시는지 의아하거든요.]

[보험사 직원 : 나중에 정보 공개 요청하세요.]

이씨에게 발송을 거부한 자문의 소견서를 기자가 입수했습니다.

자문의사 이름은 물론 소속병원까지 모두 지워져 있습니다.

[보험사 직원 : 간혹가다 환자들 성향이 난폭한 경우에 의사를 찾아가서 행패 부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결국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자 이번엔 은밀한 제의가 들어옵니다.

[보험사 직원 : 민원이 들어오기 전이나 민원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급을 검토할 수 있지만…(금융)감독원 민원을 내려주세요. 그러면.]

[이모 씨/보험금 청구인 : 솔직히 아이 얘기만 하면 눈물이 나오는데 이제는 참담합니다.]

보험사 측은 자문의 실태에 대한 SBS의 보도를 계기로 협회 소속 자문의는 배제하고 동시에 3명의 의사에 자문을 의뢰하도록 하는 등의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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