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도 신호등도 없는데 왜? '유령 정체'의 비밀

<앵커>

고향가는길 이번에도 막힐겁니다. 이른바 유령 정체 때문입니다.

사고도 없고 신호등도 없는데 차가 막히는 유령 정체의 비밀, 박세용 기자가 확인해 봤습니다.



<기자>

아침 6시 반 경부고속도로.

2차로 통행량을 재봤더니 1분에 32대, 1시간에 1천900대 정도가 지나갑니다.

설계상 최대 통행량 2천200대에 조금 못 미칩니다.

곧 정체가 시작됐습니다.

1분에 14대, 1시간 840대 수준으로 통행량이 60%나 떨어졌습니다.

이론적으론 차가 늘어도 똑같은 속도로만 달리면 좀 느려질지언정 도로가 막힐 일이 없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도로 1km 구간에 34대까지는 정체가 생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현근/고등과학원 물리학부 연구교수 : 주변 교통 흐름에 잘 맞추면서 운전에 집중했을 경우에 어느 정도의 차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큰 정체 없이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km당 34대를 넘으면 막히기 시작합니다.

차가 늘어 속도가 느려진 만큼 주의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입니다.

옆 사람과 대화하고 휴대전화 통화나 DMB 조작을 하다가 브레이크를 갑자기 밟게 되고, 정체가 파동처럼 뒤로 퍼지면서 유령체증 구간이 생기는 겁니다.

현재 과학계에선 운전자에게 전방의 정체 정보를 알려줘 서행을 유도함으로써, 정체를 없애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차량이 급증하는 명절에는 운전에만 집중하고 차로 변경은 자제하는 것이 현재로선 다 같이 빨리 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