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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몰래…" 中 어선, 불법조업 '중무장'

<앵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을 막으려는 우리 해경의 전쟁 같은 단속, 잘 알고 계시죠. 이달부터 충돌이 다시 잦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항구에 가보니 우리 쪽으로 향하는 어선들은 출발할 때부터 채비가 남달랐습니다.

베이징 우상욱 특파원입니다.



<기자>

한반도를 향해 불쑥 솟은 산둥 반도의 끝에 있는 스다오항입니다.

신라의 해상왕 장보고가 이곳에 신라인들의 집단 거주지를 마련하고 중국 내 무역기지로 삼았을 만큼 우리 역사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온 곳입니다.

지금은 우리 해역으로 오는 중국 어선들의 본거지입니다.

[스다오항 어민 : 여기 있는 어선들 대부분이 한국으로 가서 물고기를 몰래 잡아 오죠.]

벌써 한가득 잡아온 고기를 선착장에 뿌려놓는 배들이 북적입니다.

[스다오항 어민 : (여기 있는 고기 다 어디 가서 잡아왔어요?) 남한이요. (남)조선이요. (언제 출항했는데요?) 보름 전에.]

출항이 금지된 금어기를 어긴 것입니다.

이곳 스다오항에서는 이미 많은 어선들이 출항을 했거나 떠날 채비를 모두 마치고 출항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출항 모습에 일반적인 경우와 사뭇 다른 점이 많이 눈에 띕니다.

한국행 어선마다 어망과 어항 등을 특별히 넉넉히 가져갑니다.

부표로 쓰는 긴 죽창도 유별나게 많이 실었습니다.

고기를 찍어 나르는 삼지창 역시 줄줄이 배로 옮겨집니다.

꼬챙이 부분을 땅에 갈아 날카롭게 벼립니다.

모두 우리 해경의 단속에 저항할 때 무기로 쓰이는 도구들입니다.

[스다오항 어민 : 배에 있는 철제품들을 한국 해경 단속선에 던져 대는 거죠. 총은 불법이라 못 가져가지만 칼과 몽둥이로 스스로를 지키는 겁니다.]

부두 한쪽에서는 갑판 난간을 높이려고 철판을 덧대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들은 이런 격렬한 저항을 한국 해경 탓으로 돌립니다.

[스다오항 선주 : 한국 해경들이 총으로 사람을 쏘아대니까요. 감히 근처에 접근 못 하게 할 수밖에요.]

배를 나포하고 벌금을 물려도 이들의 불법조업을 막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스다오항 주민 : 어선들이 각자 5만 위안씩 내서 기금을 만들어요. 잡혀가는 배가 생기면 그 돈으로 나눠주죠. 모두 나포되는 경우를 대비해 보험을 드는 셈이죠.]

올 하반기에도 서해를 지키기 위한 우리 해경들의 거센 전쟁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관일,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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