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 과학적 근거 있을까?

<앵커>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부르지요. 근데 사실 이 한자성어의 원래 뜻은 우리의 인식과는 크게 다릅니다. 원래는 가을이 되면 하늘이 높아서 시야가 좋고 초원에서 기르는 말들이 살이 쪄서 흉노족들이 중국 변방으로 쳐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경계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낭만과 풍요의 의미로 변한 겁니다.

그런데 '천고마비'가 과연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얘기인지 권애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들.

[이정자/서울 보라매동 : 천고마비, 푸른 하늘 그리고 맑잖아요. 정말 푸르고 맑고.]

탁 트인 시야, 맑은 공기, 유난히 푸른 하늘은 가을이 왔음을 가장 먼저 느끼게 해주는 변화 중 하나입니다.

그럼 왜 가을 하늘은 유난히 파랗게 보이는 걸까.

무엇보다 대기 중에 태양광선의 산란을 방해할 오염물질이 적은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오염물질의 대기 중 농도는 여름과 가을이 특히 낮은데, 습도가 높은 여름엔 수증기가 태양 빛을 흡수해 산란을 방해하는 반면, 건조한 날이 많은 가을엔 공기분자가 태양 빛을 충분히 산란시켜 하늘을 더 푸르게 만드는 겁니다.

반면 봄은 가을보다 건조하지만, 황사에다 대기 불안정으로 지상 공기가 뒤집어지면서 오염물질이 늘어나 빛의 산란을 방해합니다.

[박정민/기상청 예보관 :  가을은 대기가 안정된 가운데 다른 계절보다 부유 분진 자체도 적고, 시정도 좋아서 하늘이 더욱 높고 파랗게 보이는 겁니다.]

그럼 가을에 말이 살찐다는 건 사실일까.

[신상헌/승마클럽 감독 : 원래 가을에 말이 살이 찌는 계절입니다. 살도 찌고, 마모의 윤기가 흐르고 가을 철엔 말들이 제일 예뻐지는 계절입니다.]

날씨가 서늘해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몸이 열을 발산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고 그만큼 음식섭취의 필요성도 커집니다.

[김광준/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 : 동물실험을 해보면,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이나 인슐린 같은 호르몬이 겨울이 오기 전에 조금 더 증가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사람의 경우엔 체중과 계절간 상관관계가 입증된 것은 없지만, 더위에 따른 스트레스로 잃었던 식욕을 가을에 회복하게 되고 또 여름보다 가을에 수면시간이 긴 것도 식욕을 북돋워 살이 찔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제 일, 영상편집 : 하 륭·최은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